한국시리즈 3차전서 LG 킬러 벤자민 상대로 선제 스리런포
패색 짙던 9회에는 볼넷 얻어내며 대역전극 발판
페타지니 이후 역대급 외인 타자 등장
팀 역사를 돌아봤을 때 유독 외인 타자 복이 많이 없었던 LG트윈스에 그나마 강렬했던 선수를 꼽으라면 2008년과 2009년 활약했던 로베르토 페타지니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2008년 대체 외국인 선수로 LG에 입단한 페타지니는 타율 0.347으로 활약하며 재계약에 성공했고, 2009년에는 26개의 홈런포를 가동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페타지니는 장타력 뿐 아니라 탁월한 선구안으로 높은 출루율을 기록하며 LG팬들에게 ‘페타신’이라 불릴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페타지니는 이제 LG 팬들의 뇌리에서 잊혀 질지도 모른다. 올 시즌 오스틴 딘이라는 또 한 명의 역대급 외인 타자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올 시즌부터 LG 유니폼을 입은 오스틴은 올해 정규시즌서 139경기에 나와 타율 0.313, 23홈런, 163안타, 95타점으로 활약했다.
LG 4번 타자로 자리매김한 그는 홈런 공동 3위, 타점 3위, 최다 안타와 OPS 4위, 타율 9위에 오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한국시리즈(KS) 분수령인 3차전에서 대활약을 펼쳤다.
오스틴은 1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 KS 3차전 kt와 경기에서 3회초 선제 스리런포를 터뜨리며 기선제압의 선봉장이 됐다.
정규시즌서 LG를 상대로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84로 강했던 kt 선발 웨스 벤자민을 무너뜨리는 홈런포였다.
5회 2사 이후에는 다시 한 번 벤자민을 상대로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터뜨리며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작성했다.
LG 킬러로 명성을 떨쳤던 벤자민이 5이닝 밖에 소화하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온 것은 그를 괴롭힌 오스틴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패색이 짙던 9회에는 결정적인 눈야구로 대역전극의 발판을 놨다.
5-7로 뒤진 9회초 2사 1루서 타석에 들어선 오스틴은 kt 마무리 김재윤을 상대로 7구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 출루에 성공했다. 투 스트라이크를 먼저 허용했지만 침착하게 공을 골라내며 결국 1루로 걸어 나갔다.
큰 거 한방을 노릴 수도 있었지만 욕심을 부리지 않고 대기하고 있던 오지환에게 기회를 연결했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오지환이 극적인 역전 스리런포로 경기를 뒤집으며 오스틴의 볼넷이 더욱 가치를 빛냈다.
3차전 승리로 88.2% 우승 확률을 잡은 LG는 우승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 복덩이로 자리잡은 오스틴이 LG의 KS 우승까지 견인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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