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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한국을 국빈 망문 중인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과 라우라 마타렐라 영애와 함께 공식 만찬을 가지며 양국 관계·문화 예술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며 우애를 다졌다. 만찬에서는 마타렐라 대통령이 개 식용 문제를 언급하며 김 여사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앞서 김 여사는 개 식용 금지 문제에 대해 강한 의지를 보인 바 있다.
9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 부부는 전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공식 만찬을 열고 마타렐라 대통령과 영애를 초청했다. 윤 대통령은 “벤베누티(Benvenuti, 환영합니다)”·“부오나 세라(Buona sera, 좋은 저녁입니다)”라고 이탈리아어로 인사를 건내며 만찬사를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양국 모두 우수한 제조 역량과 첨단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협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며 “2024년에는 양국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양국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가 열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어진 만찬에서 양국 정상은 친근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아래 안보·경제·산업·문화 등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이어갔다”고 전했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옆자리에 앉은 김 여사에게 개 식용 종식 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전해져 눈길을 끌었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이탈리아 언론이 김 여사의 개 식용 종식 의지를 다룬 기사를 보도했다고 언급하며 “가장 멋진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마타렐라 대통령은 “개는 사람과 똑같다”며 “개 식용은 생각하기도 싫은 가장 끔찍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제 취임식에 반려견과 함께 등장했다”며 “이전에는 강아지와 고양이를 모두 키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외에도 마타렐라 대통령과 김 여사는 ‘마리아 칼라스’ 등 유명 성악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등 문화·예술 분야를 소재로 환담을 나눴다.
이날 만찬장에는 첼로와 가야금이 함께 연주돼 동서양의 음악이 함께 어우러졌다. 이탈리아 파파로티 콩쿠르에서 대상을 수상한 뒤 유럽에서 활동 중인 손지훈 테너의 공연도 펼쳐진 것으로 전해졌다. 만찬 테이블에는 버섯 잡채·제주 옥돔구이·궁중 갈비찜 등 한식 메뉴가 올랐다. 만찬주로는 우리나라 오미자로 만든 건배주와 이탈리아산 와인이 함께 올라 양국의 우정과 화합의 의미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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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김 여사는 공식 만찬에 참석하기 전 마타렐라 영애와 별도의 환담을 나눴다. 김 여사와 마타렐라 영애는 문화·예술·패션·디자인·요리 등 광범위한 소재를 바탕으로 대화를 이어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는 지난 5월 이탈리아 유명 브랜드가 한국의 경복궁에서 전통문화를 모티브로 패션쇼를 연 것을 언급하며 “한국의 전통문화와 이탈리아의 현대문화 사이의 협력이 시너지를 발휘한 좋은 사례”라고 평가했다. 마탈래라 영애는 “이탈리아 사람들은 한국의 뷰티·음악·패션·영화에 관심이 많다”며 “한국의 패션을 직접 보니 매우 세련되고 우아하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화답했다. 이어 마타렐라 영애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훌륭한 유물을 둘러봤다. 방한 기간 중 합천 해인사도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하자 김 여사는 “불교와 유교가 어우러진 한국만의 독특한 미술 양식이 있다”며 “해인사에서는 팔만대장경이라는 우수한 세계유산을 꼭 둘러보시라”고 당부했다.
피자를 소재로 대화도 오갔다. 김 여사가 “이탈리아에서 시작한 피자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다”며 “이탈리아 피자만의 특징과 매력이 무엇이냐”고 묻자 마타렐라 여사는 “좋은 반죽 위에 모짜렐라 치즈와 토마토를 가볍게 얹은 건강한 피자가 진짜 피자”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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