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에릭 페디(30, NC 다이노스)가 이대로 공룡들과 헤어지나.
어쩌면 10월30일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6이닝 3피안타 12탈삼진 1볼넷 1실점)이 KBO리그에서의 마지막 등판일 수 있다. 당시만 해도 시리즈가 최종전까지 갈 경우 당연히 페디가 책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강인권 감독은 3일 4차전 패배 직후 “페디의 상태가 100%가 아니다”라고 했다. 정규시즌과 같은 닷새 휴식 후 엿새만의 등판도 힘들다면, NC가 설령 한국시리즈에 올라가더라도 페디의 활용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NC는 결국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맹투하는 신민혁에게 운명을 맡겼다. NC가 5일 5차전서 패배하면, 가을야구는 9경기로 종료된다. 그리고 에이스는 9경기 중 단 1경기에만 책임지고 시즌을 마치게 된다. 너무 아쉬운 마무리다.
페디는 올해 30경기서 20승6패 평균자책점 2.00, 180⅓이닝 동안 209탈삼진을 잡았다. 1986년 선동열 이후 37년만에 20승-200탈삼진 동시 달성의 주인공이 됐다. 150km 포심에 투심, 커터, 스위퍼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구종 별 커맨드도 완벽했다. 최동원상을 수상했고, 정규시즌 MVP와 골든글러브까지 예약했다.
이런 페디가 결국 KBO리그를 지렛대 삼아 메이저리그에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페디는 2021년과 2022년 워싱턴 내셔널스의 5선발이었다. NC와 계약할 때부터 “말이 안 된다”부터 내구성 이슈가 따라붙었다. 결국 둘 다 맞아떨어졌다. 말이 안 되는 활약을 했고, 생애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끝내 내구성 이슈가 드러났다.
직접적 사유가 있긴 했다. 10월1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6회 2사에 고종욱 타구에 전완부를 강타당했다. 페디는 고통을 호소하더니 이내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이 여파로 와일드카드레이스와 준플레이오프를 건너 뛰었다.
그러나 이미 NC는 시즌 중반 이후 페디의 건강을 세심하게 관리했다. 강인권 감독은 등판 스케줄도 사실상 페디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결정했다. 예정된 등판 스케줄이 변경되는 경우도 간혹 있었다. 시즌 막판부터 많은 이닝에 의한 내구성이 걱정됐는데 고종욱 타구에 맞으면서 꼬였을 뿐이다.
그래도 MLB.com은 최근 이정후와 페디를 내년에 메이저리그에서 만날 KBO리그 스타라고 했다. 실제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페디를 주시하고 있고, 페디도 비슷한 값이면 NC 잔류나 일본프로야구 진출보다 메이저리그 복귀를 택할 게 유력하다.
페디의 마지막 등판이 이대로 끝이 아닐 수도 있다. 이날 수원에 많은 비가 내릴 예정이다. 5차전이 6일로 연기되면 극적으로 페디의 등판이 성사될지도 모를 일이다. 어쨌든 페디와 NC의 인연이 이대로 끝날 가능성이 생겼다.
그래도 페디는 NC 역사에 기분 좋은 추억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그라운드 밖에서 항상 모범이 되는 투수였다. 등판하지 않는 날에는 구단이 기획한 행사에 적극 참여, 창원 팬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서는 등 진정한 프로이자 대투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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