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교사로 선수 생활 병행…휠체어 육상 100m는 6위
(항저우=연합뉴스) 설하은 기자·항저우 공동취재단 = 휠체어 육상 국가대표 윤경찬(31)은 현직 교사다.
초등학교 재학 시절 교통사고로 장애를 얻은 윤경찬은 한국체대에서 특수체육교육을 전공한 뒤 임용고시를 통해 교사의 길에 들어섰다.
그는 경기도 안산교육지원청 특수교육센터에서 특수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오전에 순회 교육을 하고 오후엔 행정업무를 본다.
퇴근한 뒤엔 더 바쁘다.
2008년 베이징 패럴림픽에서 홍석만이 휠체어 육상에서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보고 운동선수의 꿈을 키웠던 윤경찬은 교사와 선수의 길을 함께 걷고 있다.
그는 매일 업무를 마친 뒤 유니폼을 갈아입고 밤이슬을 맞으며 훈련에 전념한다.
선수 생활과 직장 생활을 병행하는 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윤경찬은 남는 시간을 쪼개 훈련에 매진했고, 국내 최고의 스프린터가 됐다.
지난해 10월에 열린 제42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선 3관왕에 올라 대회 최우수선수상(MVP)을 받기도 했다.
윤경찬은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도 메달 후보로 꼽혔다.
그는 ‘제자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첫 출전 종목 성적은 썩 좋지 않았다. 그는 24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황롱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휠체어 육상 100m(T53) 결선에서 6위(15.80초)로 결승선을 통과해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
윤경찬은 아쉬움이 많이 남은 듯했다. 그는 “훈련 때 기록이 나왔으면 좋았을 텐데 최악의 기록이 나와서 아쉽고 속상하다”라며 “돌아가면 부족한 부분을 개선할 것”이라고 자책했다.
그는 이번 대회 준비 과정에 관해 “고정된 시간에 훈련할 수 있는 여건은 안 된다. 매일 상황에 따라 훈련량이 달라진다”라며 “함께 근무하는 분들이 응원을 많이 해주셨는데 아쉽다”고 덧붙였다.
사실 윤경찬의 컨디션은 그리 좋지 않았다. 그는 지난 7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충돌 사고로 다쳤고, 항저우에 도착한 뒤엔 목감기 증세에 시달렸다.
그는 “컨디션 관리를 잘 못한 내 책임”이라며 “일단 남은 경기는 즐기겠다. (파리 패럴림픽에 나가려면) 올겨울을 잘 보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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