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18일 공개한 약 830m 길이의 울산공장 야적장에는 한눈에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차량이 수출용 선박에 오르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축구장 140개 크기의 야적장에는 차량이 최대 4600대 주차할 수 있다. 5만 t급 선박 3척이 동시 접안할 수 있는 부두에는 바쁜 일정 때문에 한 척이 먼저 차량을 싣고 떠났고, 2척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었다.
1967년 세워진 현대차 울산 공장은 올해 9월까지 15개월 연속 수출액이 증가한 한국 자동차 산업의 핵심 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울산 공장은 수출 전용 부두를 통해 지난해에만 연간 96만 대를 수출했다. 생산된 차량은 미국과 유럽, 중동 등 190개국으로 향한다. 현대차는 지난해 내수 69만 대, 수출 326만 대를 기록했다. 이 중 울산 공장에서만 142만 대를 도맡아 생산했다. 단일 생산 시설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현대차는 울산 1∼5공장에서 총 17개 차종을 생산한다. 3만2000여 명의 직원이 9.6초당 1대, 하루 평균 6000대의 차량을 만들고 있다. 수출이 호조를 보이며 현대차 울산 공장은 추석 연휴 이후 매주 토요일마다 특근을 한다고 했다.
운반선 1척에 차량을 모두 싣는 데는 통산 4시간이 넘게 걸린다. 이날도 야적장에 늘어선 차량들이 하루 종일 바쁘게 배에 올랐다. 업무에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외부인은 야적장에 내려 가까이 접근하는 것조차 금지됐다.
울산에선 전기차 전용 공장 건설 준비도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공사를 위해 설치한 대형 크레인을 공사 부지를 둘러싼 펜스 밖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현대차는 5월 울산 공장 내 23만여 ㎡(약 7만1000평) 부지에 2조 원을 들여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공장이 2025년 완공되면 연간 20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울산의 전기차 전용 공장은 1996년 아산 공장 가동 이후 29년 만에 들어서는 현대차의 국내 신공장”이라며 “전기차 전용 신공장까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울산 공장은 국내 미래차 생산의 대표 거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울산=한재희 기자 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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