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LG 트윈스 사이드암 정우영이 한국시리즈 키로 떠올랐다. 염경엽 감독이 직접 그의 이름을 꼭 집었다.
2019년 프로에 데뷔한 정우영은 곧바로 LG의 핵심 불펜으로 자리매김했다. 주로 투심 패스트볼을 구사하며 최고 구속 157.4km까지 찍으며 빠른 볼을 자랑하는 ‘광속 사이드암’ 투수다. 특히 타자 아래쪽에 꽂는 제구력이 좋아 땅볼 유도가 그의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입단 첫해부터 신인왕을 차지하며 LG 구단 역사상 ‘최초 순수 고졸 신인왕’ 타이틀을 얻었다.
그렇게 필승조 핵심으로 성장한 정우영은 지난해 2022시즌엔 67경기에 나서 2승3패35홀드 평균자책점 2.64를 기록하며 생애 첫 홀드왕에 올랐다.
하지만 올해는 그 위력이 나오지 않고 있다. 도루 허용률을 줄이고자 슬라이드 스텝을 교정했는데, 영향이 미쳤다. 구속이 떨어졌고, 제구력까지 흔들리며 고전을 면치 못한 것이다.
사실상 투심 원피치 투수인 정우영은 위력이 떨어진 투심을 살리기 위해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 등 변화구 구종을 늘리는 등 안간힘을 썼다.
그래도 나아지지 않자 8월 중반에는 1군에서 말소돼 2군에서 재조정의 시간을 거치고 돌아왔다.
뭔가 확실하게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지 않은 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갔다. 중국전 1이닝, 홍콩전 1이닝을 소화한 정우영은 금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왔다.
그리고 리그 마지막 3경기에 등판했다. 2⅓이닝 1피안타 1볼넷 1사구 2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고 시즌을 종료했다.
올 시즌 최종 성적은 6경기 51⅔이닝 5승 6패 11홀드 평균자책점 4.70이다.
이제 한국시리즈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는 정우영의 비중이 높을 전망이다.
염경엽 감독은 “정우영을 많이 쓸 것이다. 불펜의 키가 될 것이다. 우영이가 잘해주느냐 못해주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 LG 불펜은 막강하다. 필승조가 두 조로 나뉠 정도로 자원이 많다. 기존 필승조 정우영, 김진성, 고우석에, 새로운 필승조 백승현, 유영찬, 박명근, 함덕주가 더 붙었다.
그럼에도 염경엽 감독은 이들 중 왜 정우영을 콕 집었을까.
그는 “불펜 투수들이 많아도 우영이가 그 안에 포함이 돼야 더 강해진다. 또 우영이는 (가을야구) 경험을 해봤지 않나. 나머지 투수들은 경험이 적다”면서 “정우영, 김진성, 함덕주 등만 경험이 있다. 이들이 선발 다음에 들어갈 확률이 높다”고 밝혔다.
3주 간의 시간 동안 정우영에겐 숙제가 주어졌다. 사실 올 시즌 내내 이어지고 있는 숙제이기도 하다. 바로 슬라이드스텝이다. 이제 완성도를 확실하게 높여야 한다.
염경엽 감독은 “짧은 기간 해내느냐가 관건이다. 그게 한 되면 중요한 순간에 쓸 수가 없다. 한 점차 승부에서 어떻게 쓰겠나. 그러면 도루 공짜로 주게 된다. 당연히 상대팀은 100% 대주자를 쓸 것이다”면서 “못 해내면 최소한 2~3점 차이가 나야 승리조로 넣어서 쓸 수 있게 된다. 그러면 활용도가 떨어진다. 카드가 하나 없어지는 것이다. 슬레이드스텝 교정을 해내느냐, 못해내느냐에 달렸다. 그래야 쓸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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