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000270)가 17일 오후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교섭을 재개한다. 기아는 이른바 ‘고용세습’ 조항 존치 여부 등을 두고 노사의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2020년 이후 3년 만에 파업 위기에 직면했다. 이날 교섭 재개로 당장 파업 우려는 지웠지만, 임단협 타결까지는 요원한 상황이다.
1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사는 이날 오후 경기 광명 공장에서 제16차 임단협 본교섭을 재개한다. 전날 밤 노사는 실무협의를 열고 본교섭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노조는 지난 12~13일 협상 끝에 사측의 임단협 제시안을 거부하면서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17~19일 각각 총 8시간, 20일 총 12시간 등 파업하겠다고 밝혔다. 기아 노사는 2020년부터 임단협 무분규 합의를 이뤘다. 노조의 이번 파업 예고가 현실화하면 3년 만에 무분규 기록이 깨지는 것이다.
이날 노사의 임단협 교섭 재개로 당장 파업 우려는 지우게 됐다. 노조는 교섭 재개에 따라 파업은 보류하기로 했다. 지난 12~13일 제15차 본교섭 때도 노조는 파업을 유보하고 정상 근무한 바 있다.
업계는 노사가 잠시 시간은 벌었지만, 이번 교섭 역시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봤다.
노사 양측이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부분은 고용 세습 조항이다. 단협 27조 1항에는 ‘재직 중 질병으로 사망한 조합원의 직계가족 1인과 정년퇴직자 및 25년 이상 장기 근속자 자녀를 우선 채용한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
사측은 해당 조항을 폐지하라는 고용노동부 시정명령에 따라 이에 대한 삭제를 요구하고 있지만, 노조는 이를 ‘사측 개악안’으로 규정하고 절대 불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밖에 노조는 사측의 임금 체제 개편안 등에 대해서도 반대하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파업을 유보하고 교섭을 재개하기로 했지만,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면서도 “시장 환경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상황에서 파업은 노사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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