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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發) 긴축 장기화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 대외 변수에 국내 증시 변동성이 계속되고 있다. 다만 3분기 국내 대표 기업들의 실적 호전을 발판으로 종목·업종 장세로 전환해나갈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증시에 영향이 큰 외국인 수급도 눈 여겨보라는 조언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 13일 전 거래일 대비 0.95% 하락한 2456.15 포인트로 마감했다.
다음주 증시는 개별 기업의 실적 발표 결과에 주목할 전망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1일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 발표를 필두로 3분기 어닝시즌이 개막했다”며 “다만 가장 많은 대형주 실적발표가 집중되는 시기는 10월 넷째 주로 다음주는 본격적인 실적 발표에 앞선 관망 모드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시장 기대치를 웃돈 실적을 내놓은 삼성전자 주가는 상승 가도를 탔다.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공시한 3분기 영업이익 2조 4000억 원은 증권사들의 평균 추정치인 2조 1344억 원을 12.4% 상회한 수치였다. 본격적인 3분기 실적 시즌을 맞아 주가가 들썩인 종목은 비단 삼성전자뿐이 아니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이날 시장 예상치를 넘어선 잠정 실적을 내놓은 덕분에 전 거래일보다 3만 3500원(7.31%) 오른 49만 2000원에 마감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3분기 잠정 영업이익 7312억 원은 증권사 평균 예상치인 6751억 원보다 8.3% 많은 수준이었다.
지난 10일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고 7.03% 급등한 채 마감한 LG전자도 연이틀 상승했다. LG전자는 이날 1500원(1.43%) 오른 10만 6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LG전자는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996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5% 급증했다고 밝혔다. 증권사들의 추정치 8084억 원을 23.3% 웃돌았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삼성전자 실적 발표로 고금리,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 거시지표에 휩쓸리던 증시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렸다. 반도체 업황의 반등 기미를 확인한 만큼 투자자들의 시선이 거시지표에서 개별 기업 실적으로 집중될 것이라는 관측이었다. 이 같은 관점에서 상당수 투자 전문가들은 글로벌 거시경제 문제로 주가지수가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금리 장기화 우려보다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대형 성장 우량주를 유심히 봐야 한다”고 말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와 같이 이달 예정된 LG화학·SK이노베이션·에쓰오일(S-Oil)·삼성바이오로직스·SK하이닉스 등 업황 전체를 대표할 수 있는 대형주의 실적 발표가 시장 흐름 전반에 변곡점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보인 업종·기업들이 차별적으로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도체·자동차·인터넷주가 강세를 보이며 코스피 반등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충분히 조정을 보인 만큼 조금이라도 실적 호전을 보이는 종목으로 수급이 몰릴 가능성이 있다”며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크게 높아지는 회사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수급에 주목하라는 의견도 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관망이 강한 상황이지만 외국인 시각에서 현재 지수대는 저평가 구간이다”며 “달러 환산 코스피 지수로는 연초 저점까지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확인해야 할 변수가 있지만 주가는 바닥 다지기 시도를 이어갈 것이고 방향 전환은 외국인이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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