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포스트시즌 생각은 이르다. (남은) 매 경기 최선을 다해 더 높은 곳에서 올 가을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하겠다.”
두산 베어스의 가을야구 진출을 이끌었음에도 강승호는 만족을 몰랐다.
두산은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혈투 끝에 3-2로 이겼다. 이로써 3연승을 달린 두산은 74승 2무 65패를 기록, 잔여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6위 KIA 타이거즈(71승 2무 69패)를 제치고 포스트시즌 티켓을 거머쥐게 됐다.
강승호의 활약이 눈부신 경기였다. 7번타자 겸 2루수로 선발출전한 그는 결승타 포함 3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하며 두산의 승리를 견인했다.
초반부터 강승호의 방망이는 매섭게 돌아갔다. 양 팀이 0-0으로 팽팽히 맞선 2회초 2사 3루에서 상대 선발투수 좌완 김윤식의 초구 123km 체인지업을 공략해 유격수 방면으로 강한 타구를 생산했다. 이는 내야 안타로 연결됐고, 강승호는 안타와 타점을 올리게 됐다. 다만 직후 상황에서는 2루 도루에 실패해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5회초에도 LG 우완 투수 이정용을 상대로 우전 안타를 치며 고감도의 타격감을 과시한 강승호는 7회초 들어 안정적인 작전 수행 능력까지 보여줬다. 1-1로 맞선 무사 2루에서 착실하게 희생번트를 대며 1사 3루를 만든 것. 강승호의 희생으로 3루에 안착한 김태근은 결국 김재호의 스퀴즈 번트에 홈을 밟았다.
백미는 양 팀이 2-2로 여전히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있던 9회초였다. 2사 3루에서 상대 사이드암 불펜 자원 정우영의 4구 134km 슬라이더를 통타해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두산이 9회말 실점하지 않고 경기를 끝냄에 따라 강승호의 이 안타는 이날의 결승타가 됐다.
경기 후 만난 강승호는 “프로 선수라면 매 경기 활약해야 하는 게 당연하지만, 오늘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하는 경기에 활약한 것 같아 의미가 더 크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지난 2013년 1라운드 전체 3번으로 LG의 지명을 받은 강승호는 이후 SK 와이번스(현 SSG랜더스)를 거쳐 2021시즌부터 두산에서 활약 중이다. 이날 포함해 프로 통산 성적은 557경기 출전에 타율 0.252(1661타수 418안타) 226타점 34홈런.
특히 그는 두산이 앞두고 있는 가을무대에서 강했다. 통산 포스트시즌 18경기에 출전한 강승호는 타율 0.306(62타수 19안타) 2홈런 13타점을 올렸다.
그는 “확실히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에 비해 과하게 긴장이 된다. (다만) 적어도 나에게는 그 긴장이 독이 아닌 좋은 쪽으로 작용했던 것 같다”며 “아무래도 팬 분들이 많이 찾아와 쉴 새 없이 함성을 보내주시니 좀더 집중하게 되는 것 같다”고 그 비결에 대해 설명했다.
두산의 순위 다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두산은 이제 SSG랜더스(74승 3무 65패), NC 다이노스(74승 2무 65패)와 3위를 놓고 마지막까지 다툴 예정이다.
강승호 역시 “아직 포스트시즌 생각은 이르다. 남은 정규시즌 3경기 결과에 따라 가을의 시작점이 달라진다”며 “매 경기 최선을 다해 더 높은 곳에서 올 가을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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