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바카라 도박에 빠져 불과 열흘 새 2억원 넘게 빚이 생긴 직장인이 뒤늦은 후회를 했지만 엎질러진 물이었다. 바카라는 카드 2장을 받아 합이 9에 가까울수록 이기는 게임인데, 5초도 안 돼 게임이 끝나는 속도감 덕분에 MZ세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죽고 싶다. 10일 동안 난 무슨 짓을 한 거냐’라는 글이 올라와 에펨코리아 등 다른 커뮤니티에 급확산됐다.
글쓴이 A씨는 “바카라를 꾸준히 해오다 귀신 씐것처럼 통장에 있던 2300만원을 다 날렸다. 2000만원 대출받은 것도 500만원씩 4번에 다 날렸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무조건 머릿속엔 복구 밖에 생각 안 났다”며 “회사에 병가 내고 친구에게 500만원 빌려서 또 1시간 만에 날렸다”고 말을 이어갔다.
본전 회복 일념에 A씨의 도박 중독증은 심해져 갔다.
그는 “회사에 무단결근하고 지인에게 몇 달 뒤 주기로 하고 3000만원을 빌려서 5시간 만에 모두 잃었다. 눈이 뒤집혔다”며 “생사가 걸렸고 밥도 잘 안 먹고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2000만원, 3000만원을 재차 꾸어서 다시 베팅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 여기까지 총 1억원을 탕진했다.
판돈을 마련하기 위해 거짓말이 술술 나왔다.
A씨는 아버지에게 개인 사업한다고 속여 5000만원을 투자받고는 또 날렸다. 이때부터 슬슬 극단적 선택의 충동에 사로잡혔다. 직장에서도 해고당했다.
그래도 요지부동. 휴대폰 연락처를 모조리 돌려 갖가지 핑계를 동원, 3900만원을 이체받자마자 화장실 변기에 앉아 정확히 15분 만에 소진했다.
마지막이란 심정으로 지인에게 한 달 안에 갚는다 하고 1500만원을 융통했다. 이거 잃으면 극단 선택 각이라는 생각이 스쳤다.
500만원 베팅. 날아갔다. 1000만원 남았다. 다시 500만원 베팅. 날아갔다.
이때부터 숨도 잘 안 쉬어졌다. 숫자가 돈인지 점수인지 구분도 안 갔다.
마지막 500만원을 풀베팅해 쪼았다. 당첨, 당첨, 당첨. 3000만원을 만들었다.
“휴 죽으라는 법은 없구나” 심호흡하고 다시 베팅. 500만원씩 3번을 날리고 1500만원이 남았다.
1000만원을 때려박았고 다 잃었다. 이제 남은 것은 500만원. 그것마저 바카라에 올인했고 결국 제로가 됐다.
뿐만이 아니다. 2억 5000만원이 넘는 빚이 생겼다. 불과 10일 만에 일어난 일이다.
A씨는 “도박은 사람 죽이는 살인 행위”라고 탄식했지만, 교훈을 너무 늦게 얻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게’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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