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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에서 제조한 대량의 필로폰을 몰래 들여와 국내에 유통·판매해온 3개국 마약조직 일당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 과정에서 압수된 필로폰의 양도 순수 마약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에 달한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총 74kg의 필로폰을 밀반입해 일부를 유통 및 판매해온 한국, 말레이시아, 중국 등 3개 국적 조직의 일당 총 26명을 검거해 범죄단체조직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죄로 입건하고 이 중 14명을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아울러 경찰은 국내에 들여올 계획이었던 100kg 상당의 필로폰 밀반입을 사전에 차단하고 이미 밀반입돼 유통 직전이었던 필로폰 약 30kg도 압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 범죄는 말레이시아 조직 총책인 일명 ‘마이클’이 말레이시아에서 직접 제조한 필로폰을 해외에 유통시키던 중 한국 시장 개척을 위해 한국총책 B씨 및 중국총책(일명 루야)와 손을 잡으며 벌어졌다. 이들 3개 조직은 밀반입, 마약 운반 ? 보관, 유통 등으로 조직별 역할을 분담했다. 말레이시아 조직이 필로폰을 국내에 들여오면 한국 조직이 국내 밀반입 루트를 확보해 마약을 운반 ? 보관하고 중국 조직이 국내에 유통 ? 판매하는 방식으로 공조가 이뤄졌다.
특히 밀반입을 맡은 말레이시아 조직은 범행 목적으로 특수 제작된 나무도마 내부에 필로폰을 숨긴 뒤 미리 한국에 잠입해있던 조직원에게 국제화물로 부치는 새로운 수법을 사용했다. 경찰은 “해당 도마는 동남아에서 특허까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며 국내 검거 사례 중에 이 같은 방식은 최초라고 설명했다. 올해 1월 말 첫 밀반입의 경우 조직원이 입은 두꺼운 겉옷 내부에 마약을 부착하는 방식으로 직접 배달이 가능했지만 이후 날씨가 따뜻해지자 8월 중순부터 대안으로 국제화물(나무도마) 배송을 선택한 것이다.
이처럼 인편(42kg)과 국제화물(31kg)을 통해 현재까지 시가 2200억 상당인 총 74kg의 필로폰이 국내 밀반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약 246만명이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이 가운데 국내 조직원들이 유통하기 전 보관?은닉하고 있던 시가 834억 규모의 필로폰 27.8kg가 총 10차례의 압수수색을 통해 수거됐다. 만약 압수하지 못했다면 92만 6000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었다. 나머지 약 46kg의 경우 이미 국내로 상당 규모가 유통되거나 여전히 국내에 보관 및 은닉된 상태다.
추가로 우리나라에 들어올 뻔 했던 필로폰 100kg도 이번 검거를 계기로 밀반입이 사전 차단됐다. 경찰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조직은 앞선 ‘나무도마 수법’이 성공하자 필로폰 100kg을 나무도마 속에 추가로 숨긴 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선적 대기 중이었다. 하지만 이번 검거 과정에서 국내 거점을 두고 있던 말레이시아 조직원 2명도 함께 붙잡히자 즉시 화물을 회수했다.
이날 영등포서는 “남은 필로폰 유통을 차단하기 위한 수사에 집중하는 한편 범죄조직 일망타진을 위해 검거활동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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