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금메달 받았잖아요.”
KIA 외야수 최원준(26)의 2023년이 참 안 풀리다고 하자 김종국 감독이 내놓은 ‘우문현답’이다.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으니 운 없는 시즌이 아니라는 얘기다. 맞다. 이미 군 복무를 했기 때문에 병역혜택은 없지만, 국가대표 연금을 수령하기 위한 포인트를 적립했다.
사실 67경기서 274타수 61안타 타율 0.255 1홈런 23타점 37타점 13도루 OPS 0.672 득점권타율 0.328. 국가대표팀에 뽑히기엔 부족한 성적인 건 사실이다. 어쨌든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대표팀 선발 당시 최원준이 시즌을 치르면서 빠른 발과 정확한 타격 등 장점을 발휘해 대회에 임박해 성적을 최대한 보정하길 기대했을 것이다.
그러나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희망도, KIA 사람들의 희망도 꺾였다. 물론 본인의 상심이 가장 클 것이다. 상무에서 KIA만큼 시즌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기 어려웠고, 시즌 초반엔 어깨 부상으로 훈련양도 적었다.
전역 이후 1군에서 매일 경기에 나갔으나 일시적인 구간에서 페이스를 올렸을 뿐, 이내 안 좋은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갔다. 김종국 감독은 최원준을 1루보다 익숙한 외야로 돌렸으나 역시 큰 변화는 없었다.
그래도 아시안게임대표팀 합류 직전 10경기서 타율 0.375 4타점 6득점으로 펄펄 난 것에 위안을 삼고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여기서 또 한번 운이 안 따랐다. 고척돔에서 대표팀 소집훈련을 하다 종아리를 덜컥 다쳤다.
이 탓에 정작 아시안게임에 단 1경기도 나가지 못했다. 본래 주전 외야수로 뛸 예정이었지만, 김성윤(삼성)이 경기에 나서야 했다. 대표팀 합류 직전 좋았던 컨디션을 바탕으로 한국의 타선에 큰 힘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빗나갔다.
그렇다고 대표팀으로서도 무리하게 최원준을 쓸 수도 없었다. 어쩌면 KIA를 향한 배려이기도 했다. 김종국 감독은 8일 광주 삼성전을 앞두고 “종아리는 또 다르다. 햄스트링보다 더 힘들다. 종아리가 올라오면 아예 움직이지도 못한다”라고 했다. 실제 종아리 재활이 햄스트링보다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최원준은 8일 저녁 귀국, 선수단에 합류했다. 아시안게임에 1경기도 못 나갈 정도였으니 KIA에서도 당장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건 물론 정밀검진 결과에 따라 대처해야 할 듯하다. KIA는 이제 7경기 남은 상황. 어쩌면 최원준도 시즌아웃 대열에 들어갈 수도 있다.
김종국 감독은 “본인은 뛰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종아리는 예후를 믿지 못한다. 올 시즌이 좀 안 풀렸는데 부진의 이유를 찾아서 내년에는 좋은 모습, 군대 가기 전처럼 좋은 활약을 해주면 좋겠다”라고 했다.
실제 최원준은 올 시즌 타격부진에 대해 시즌 준비과정에서의 ‘정립 부족’이라고 한 적이 있었다. 내년 스프링캠프를 그 누구보다 충실히 보내야 할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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