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2024~2025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비상임 이사국으로 활동하게 되면서 다음 달부터 관련 회의를 참관한다. 차기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 수임 준비에 돌입한 모양새다.
30일 안보리 운영 내규에 따르면 차기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으로 선출된 국가들은 임기 개시 3개월 전인 오는 10월부터 예비 이사국 자격으로 이사국 간 비공개 회의, 결의안·의장성명 문안 협의 등 안보리의 모든 회의를 참관할 수 있다.
한국은 지난 6월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으로 선출된 직후 안보리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다. 또 안보리 주요 현안에 대응할 수 있도록 외교부 본부-주유엔대표부-각 공관 간 협업 체계를 구성했다.
관련 규정에 따라 지난 8월부터 사무총장 보고서, 각종 서한 등 안보리 내부 문서도 공유 받고 있다.
안보리가 예비 이사국에 이런 특권을 주는 것은 이들에게 일정한 훈련 기간을 부여해 수임 후 원활한 안보리 업무를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안보리 이사국들은 임기 중 국가명 알파벳순으로 돌아가며 의장국도 맡아야 한다. 여기에 일부 안보리 산하 위원회 의장국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
이에 따라 전 세계의 다양한 이슈를 충분히 숙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모든 회의를 참관할 수 있다는 점은 안보리 내 각종 현안을 빠르게 따라잡아야 하는 예비 이사국에 중요한 경험이다.
한국은 그동안 두 차례 비상임 이사국 선출 당시에도 예비 이사국 자격으로 회의 참관 등을 통해 수임 전 준비 활동을 했다. 당시에는 회의 참관 가능 시점이 현재보다 짧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국내 학계 주요 인사들과 함께 이사국 수임 대비 간담회를 개최하고 뉴욕, 서울 외교 채널을 통해 미국 등 상임 이사국과 소통의 폭을 넓히고 있다.
미국 국무부의 미셸 시즌 국제기구차관보는 지난 2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에 박용민 외교부 다자조정관을 만난 사실을 알리고 한국의 차기 안보리 임기에 대해 논의했다고 적었다.
미국, 영국 등 일부 안보리 상임이사국은 관례상 비상임 이사국에 대표단을 보내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도 이런 계기를 통해 상임이사국들과 수임 준비와 관련한 의견을 교환할 수도 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2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제8차 ‘한영 외교장관 전략대화’를 통해 올해 양국 수교 제140주년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한국은 내년에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합류해서 상임이사국인 영국과 긴밀히 협력해야 하며, 북한 문제가 한 이슈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 2024~25년 임기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서 국제사회의 평화 증진에 적극 기여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북한 도발 방지하고 북한 인권상황이 실질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유엔과 지속 협력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유엔에서의 우리 정부 활동과 기여에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한국의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수임 기간 동안 주요 국제 현안 해결을 위해 더욱 긴밀히 소통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구테흐스 사무총장 회담은 한·유엔 간 협력뿐 아니라 북한 문제, 글로벌 현안에서도 양측 간 공조를 강화한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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