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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야수 실책 파티에도 117일 만에 QS… 22세 좌완의 반등, 김광현 뒤가 계산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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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오원석.
SSG 오원석.

올해 SSG 랜더스는 유독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가 보기 힘든 팀이었다. 28일 경기 전까지 총 49회로 KBO리그 10개 팀 중 7위. KBO리그 최초 정규시즌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과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지난해는 퀄리티 스타트 2위,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 이하) 1위를 차지한 것과 대조적이다.

선발 투수가 최소한 ‘제 몫을 했다’는 기준이 되는 퀄리티 스타트가 되지 않으면 보통 그 경기는 꼬이게 된다. 단기적으로는 어떻게 이겨낼지 몰라도 불펜에 과부하를 불러와 장기 레이스에는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올해 LG 트윈스처럼 그 아쉬움을 만회할 타격과 불펜 뎁스가 있지 않다면 대부분의 경우가 그렇다.

‘디펜딩 챔피언’ SSG가 올 시즌 고전한 이유도 같았다. 외국인 1선발 커크 맥카티(28)가 기대 이상으로 매달 꾸준한 활약을 보여준 것을 제외하고는 6이닝을 3실점 이하로 책임질 선수가 없었다. 국내 1선발 김광현(35)은 전반기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고 다른 외국인 선수 한 자리는 대체 외국인 선수 로에니스 엘리아스(35)가 리그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전반기는 노경은(40), 고효준(41), 최민준(24), 서진용(31) 등 필승조의 기적적인 호투로 한때 1위까지 넘봤으나, 후반기는 그들의 힘이 떨어지면서 6위까지 내려앉기도 했다.

최근 들어 SSG는 퀄리티 스타트를 해주는 선발 투수의 고마움을 새삼 느끼고 있다. 여전히 필승조가 될 만한 새로운 불펜 투수를 찾지 못한 가운데 김광현이 꾸준한 피칭으로 팀 내 퀄리티 스타트 1위(14회)로 올라섰다. 엘리아스는 9월 4이닝 연속 퀄리티 스타트 포함 평균자책점 2.38, 34이닝으로 KBO리그 투수 중 최다 이닝을 소화하면서 가을야구 진출 시 1선발을 맡겨도 될 정도의 퍼포먼스를 진행 중이다.

한 가지 아쉬움이라면 SSG 퀄리티 스타트의 비중이 두 외인과 김광현에만 쏠려 있다는 것이었다. 49회의 퀄리티 스타트 중 김광현, 맥카티, 엘리아스 3인이 38회로 77.5%를 차지했고, 한 마디로 김광현 뒤로는 전혀 계산이 서지 않았다. 박종훈(34)이 7월 29일 인천 한화전 6이닝 무실점을 한 때부터 문승원(34)이 9월 19일 대전 한화전에서 8이닝 3실점을 할 때까지 두 달 가까이 김광현 외에 국내 투수의 퀄리티 스타트가 없던 SSG였다.

SSG 오원석.
SSG 오원석.

하지만 오원석(22)이 차츰 안정적인 피칭을 보여주면서 SSG도 선발 로테이션 운영에 있어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 시작은 지난 23일 인천 롯데전 불펜 투수로서 던진 5⅔이닝 2실점 깜짝투였다. 당시 선발은 맥카티였으나, 2이닝 만에 오른쪽 복사근 통증으로 교체됐고 오원석이 급히 마운드에 올라 남은 이닝을 책임졌다. 시속 147㎞ 이상의 빠른 공으로 스트라이크존을 넓게 활용하면서 롯데 타자들의 범타를 끌어냈고 SSG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그때의 호투가 우연이 아님을 28일 고척 키움전에서 증명했다. 이날 오원석은 최고 시속 147㎞의 빠른 공과 함께 총 105개의 공(직구 65구, 체인지업 18구, 슬라이더 13구, 커브 9구)을 던지면서 6⅓이닝 6피안타 3사사구(1볼넷 2몸에 맞는 볼) 2탈삼진 4실점(3자책)을 기록했다.

내야수들의 실책 파티가 아니었다면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도 가능한 피칭이었다. 이날따라 오원석의 오른쪽에서는 아쉬운 수비가 많이 나왔다. 유격수로 나선 김성현은 1회 1루 송구를 시도하다 공을 빠트리는가 하면 2회 송성문의 땅볼 타구를 한 번에 잡지 못하고 외야 뒤쪽으로 흘리는 등 키움 타자들의 출루를 허용했다. 3회 김성현, 4회 최항이 연거푸 실책을 하면서 오원석을 어렵게 했다.

그러나 우타자들에게는 커브와 슬라이더로 카운트를 잡고 좌타자에게는 과감하게 몸쪽 빠른 공과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끌어내면서 야수들의 실책을 무마시켰다. 특히 14번의 초구 스트라이크로 매 타석 유리한 볼 카운트를 가져가면서 2회를 제외하면 한 이닝당 15개 이상의 공을 던지지 않는 효율적인 피칭을 했다. 이러한 투구 내용은 비록 이닝을 끝맺지는 못했으나, 오원석이 6회까지 94개의 공을 던졌음에도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온 이유가 됐다.

어린 좌완의 뒤늦은 반등은 치열한 5강 경쟁을 하고 있는 SSG에도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맥카티가 25일 검진 결과 내복사근 부상으로 약 2주 재활 소견이 나온 가운데 오원석이 두 경기 연속 좋은 경기 내용이 뒷받침된 퀄리티 스타트급 피칭을 보여주면서 그 빈자리는 자연스레 채워지고 있다.

머니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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