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국제대회 경험이 있는데…”
KIA 좌완 파이어볼러 이의리(21)는 2021시즌 데뷔 후 나름대로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데뷔 첫 시즌부터 도쿄올림픽 최종엔트리에 포함돼 선발 등판까지 경험했다. 그해 후반기에 발을 덕아웃 계단에서 헛디뎌 시즌 아웃되기도 했지만, 신인왕을 품에 안았다.
그리고 지난 3월 WBC를 경험했다. 도쿄올림픽과 달리 1경기서 제구 난조를 드러내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그 또한 이의리의 야구 역사, 특히 태극마크 역사다. 그 아쉬움을 이번 항저우아시안게임서 풀 기회를 잡는 듯했지만, 불발됐다.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이미 이의리가 부상에서 회복 중이지만, 경기력을 우려해 교체했다고 밝혔다. 대표팀 류중일 감독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대표팀 첫 훈련을 앞두고 이의리가 지금 손가락 상태로 항저우에서 7~80구를 던지기 어렵다고 판단해 교체했다고 해명했다. 어쨌든 엔트리 교체 과정에서 원칙 논란을 빚은 건 사실이다.
한편으로 이런 논란이 다른 측면에서 안타까운 선수가 있다. KIA에서 이의리, 최원준과 함께 대표팀에 올 예정이었으나 최원준하고만 함께 하게 된 왼손투수 최지민이다. 성인대표팀이 처음인 최지민으로선 아무래도 동선이 겹치는 시간이 긴 이의리와 함께 하지 못한 게 아쉬울 수밖에 없다.
최지민은 23일 첫 훈련을 마치고 “의리 형도 같이 오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팀에선 ‘형들 말 잘 듣고 잘 하고 와’라고 했는데, 그래도 의리 형이 국제대회 경험이 있는 형이라서, 같이 못 온 게 아쉽다”라고 했다.
최지민은 내심 국제대회가 세 번째인 이의리의 도움을 받아 대표팀 분위기에 적응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다소 조용한 성격이라 가장 친하고 익숙한 이의리가 그리웠을 수 있다. 어쨌든 이의리는 없고, 최지민은 이날 박영현(KT)과 캐치볼을 하는 등 대표팀 생활에 익숙하기 위해 노력했다.
최지민은 “영현이에게 체인지업 그립도 물어보고 그랬다”라고 했다. 사실 최지민으로선 배움의 시간이다. 패스트볼 구속이 150km까지 오르면서 슬라이더 위력이 배가돼 승승장구한다. 그러나 다른 구종에 대한 열망이 생기는 건 자연스럽다.
최지민은 웃으며 “그렇게 큰 관심은 없다”라면서도 “대표팀에서도 정해진 상황에 맞게 등판해 투구한다는 생각이다. 기분은 좋은데 막중한 책임감도 있다. 들뜨지 않으려고 한다”라고 했다. 대표팀에 좌완 선발이 사라지면서, 최지민의 활용가치는 상당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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