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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섬 가상아웃 논란’ 미래보는 능력 있나? 다같이 ‘잘못’ 해놓고, 우효동 심판만 ‘독박’ 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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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진들에게 항의하고 있는 SSG 랜더스 김원형 감독./인천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 = 인천 박승환 기자] “현장 판정이 미흡하더라도 판독센터 문제 가장 크다”

KBO는 22일 “지난 21일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LG-SSG전에서 매끄럽지 못한 경기 운영으로 혼란을 초래한 우효동 심판위원에게 출장 정지 조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SSG는 지난 21일 LG와 맞대결에서 1-2로 석패했는데, 경기를 패하는 과정에서 ‘타의’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SSG는 0-2로 뒤진 8회말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볼넷, 최정희 2루타, 한유섬의 볼넷으로 1사 만루 찬스를 손에 넣었다. 단타 한 개에 추격의 적시타, 또는 동점이 될 수도 있었고, 장타가 나온다면 역전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승부처’였다.

LG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백승현을 투입했고, 타석에는 SSG 박성한이 들어섰다. 그리고 박성한은 백승현의 4구째 149km 직구를 힘껏 잡아당겨 1루수 방면에 매우 강한 타구를 만들었다. 그런데 이 타구가 LG 1루수 김민성을 스치듯 지나가 파울 라인 바깥쪽에 서있던 우효동 1루심의 복부를 강타하면서,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워낙 타구가 빨랐던 만큼 타구를 피할 틈도 없었던 우효동 1루심도 당황한 듯 이렇다 할 판정을 내리지 못하고 우왕좌왕했다. 우효동 1루심은 양 팔을 들어올리며 ‘파울’이라는 제스처를 취하다가 이내 ‘볼데드’를 선언하면서 ‘대혼란’이 시작됐다. 이후 4심이 모두 모여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 이내 판정은 ‘페어’로 정정됐다. 그러자 이번에는 LG 벤치에서 ‘페어/파울’에 대한 비디오판독을 요청했다.

아웃 판정을 받은 SSG 랜더스 한유섬./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4심 합의를 진행 중인 심판진./인천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심판진들에게 항의하고 있는 SSG 랜더스 김원형 감독./인천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박성한의 강습 타구가 나왔을 때 3루 주자 에레디아는 홈, 2루 주자였던 최정은 3루, 타자주자 박성한은 1루 베이스를 향해 뛰었다. 그러나 1루 주자였던 한유섬은 스타트를 끊었다가 우효동 심판의 복부에 공이 맞는 것을 본 뒤 1루로 돌아왔다. 비디오 판독 센터는 박성한의 타구가 1루수 김민성의 글러브에 맞았다고 판단해 ‘페어’ 원심은 유지했는데, 1루 주자였던 한유섬이 최초 판정이 ‘페어’였다고 하더라도 2루에 갈 수 없을 것이라 판단, 한유섬에게 아웃을 적용했다.

당시 KBO는 “타구가 1루수(김민성) 글러브를 스치고 지나갔기 때문에 페어를 선언, 이후 심판을 맞으면서 인플레이 상황”이라며 “비디오 판독 센터에서는 공이 심판을 맞고 플레이가 멈췄지만, 설사 심판이 바로 페어 선언을 했더라도, 한유섬이 2루로 가지 못했을 것이라고 판단해서 아웃 처리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즉 비디오 판독 센터는 파울/페어를 판단하는 것을 넘어, 일어나지도 않은 상황을 마치 미리 내다본 듯 한유섬에게 아웃을 적용한 셈이다.

이 판단에 격노한 김원형 감독은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왔다. 그리고 심판진을 향해 격한 항의를 펼쳤다. 하지만 결과에 변함은 없었다. 오히려 비디오 판독 결과에 항의한 것으로 연결돼 퇴장을 당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따라서 SSG는 박성한의 타구에 3루 주자의 득점이 인정되면서 한 점을 쫓았지만, 이어지는 1, 3루에서는 결정적인 한 방을 뽑아내지 못하면서 1-2로 LG에 패했다.

SSG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황당한 패배가 아닐 수 없었다. 우효동 1루심에 애당초 ‘파울’을 선언했다면, 한유섬이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아웃되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며, ‘페어’를 선언했다고 하더라도 LG 야수들의 송구가 정확히 2루에 도달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 한유섬이 2루를 향해 뛰지 않았으나, LG 야수들 또한 후속 플레이를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SSG는 억울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정용진 SSG 구단주는 SNS를 통해 “승리를 뺏겼다”고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고, 22일에는 KBO를 직접 찾아갔다. 정용진 구단주는 허구연 총재와 만남에서 “선수들이 죽을 힘을 다해 뛰고 팬들이 목이 터져라 응원하는 건 경기가 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전제 때문”이라며 “우리 구단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공 하나에 인생을 건 선수들을 위해 사명감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우효동 심판(가운데)./인천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우효동 심판(가운데)./인천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논란이 커지자 KBO는 22일 “우효동 1루심은 8회말 SSG 공격 1사 만루 SSG 박성한의 타구가 심판위원에게 맞고 굴절된 후, 공식야구규칙 5.06 (c) 볼데드 (6)을 오적용하여 인플레이를 선언해야 했으나 볼데드를 선언하여 경기 진행에 혼란을 초래했다”며 “징계를 받은 우효동 심판위원은 22일 이후의 올 시즌 잔여 경기에 출장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21일의 대혼란의 상황이 비단 우효동 심판만의 잘못일까. 우효동 심판의 정확하지 못했던 제스처와 잘못된 규칙의 적용까지 논란의 시발점이 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 센터가 페어/파울에 대한 판정을 결정해주는 것을 넘어, 한유섬의 아웃 여부까지 판단한 것은 분명 문제의 소지가 있다. 그렇기에 김원형 감독도 비디오 판독 센터를 향해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김원형 감독은 22일 경기에 앞서 “현장에 있는 심판들에게 이야기를 해도 (판정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다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던 이유가 센터에서 잘못된 판독이라는 것을 정확하게 현장에 있는 심판들에게 이야기를 했다”며 “심판에게도 ‘이게 야구냐. 다음 플레이를 가정해서 판독을 내린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을 했다”고 말 문을 열었다.

계속해서 사령탑은 “야구를 보셨던 분들은 분명 판독실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을 아실 것이다. 현장에 있는 1루심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잘못됐다고 본다. 판독 센터는 페어/파울이냐만 판단을 해주면 되는데, 왜 그렇게 판독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 한유섬이 100% 죽는다는 보장이 어딨나. 1차원적인 생각을 갖고 판독을 하는게 답답하다”고 말했다.

심판진들에게 항의하고 있는 SSG 랜더스 김원형 감독./인천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심판진에게 항의하고 있는 염경엽 감독./마이데일리

현장에서의 판단으로 한유섬에게 아웃 판정을 내렸다면, 어느정도 납득이 됐을 터. 하지만 한유섬의 아웃이 판독 센터의 결정이었다는 점이 김원형 감독을 더욱 화나게 만들었다. 그는 “볼데드라는 것은 모든 것이 멈추는 것이다. 그렇기에 첫 번째 일어난 상황만 정리해주면 된다. 누군가는 이득을 보고, 억울할 수 있지만, 일어나지 않은 상황을 판정하는 것에 굉장히 억울했다. 상대도 후속 플레이를 안 하지 않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원형 감독은 “현장에서의 순간적인 판정이 조금 미흡했다고 하더라도 1차적으로는 판독 센터의 문제가 가장 크다. 왜 그렇게 논의를 해서 이야기가 나왔는지 모르겠다. 판독이 길어지길래 ‘뭐지?’ 했다”며 “외적인 것은 하지 말고, 원하는 것만 봐주고 이후의 것은 현장에 넘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우효동 1루심은 파울, 배병두 주심은 페어를 선언했다고 증언했다. 그리고 배병두 주심의 콜이 혼란을 초래한 것으로 돌아봤다. 이러한 점을 미루어 볼 때 우효동과 배병두 심판, 비디오 판독 센터까지 KBO 규정에는 없는 ‘새로운 룰’을 만들어낸 이들의 모두에게 잘못이 있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KBO는 ‘최초’ 혼란을 불러일으킨 우효동 심판에게만 징계를 부과했다. 심판진, 비디오판독 센터까지 모둥에게 잘못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효동 심판만 ‘독박’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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