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예지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의 미래와 그 파급력을 꿰뚫어봅니다.
‘강철부대3’가 결국 형만한 아우 되기에 실패했다. 한때 ‘밀리터리 예능’이 프로그램의 대세가 되며 군인 출신 방송인들도 많이 생겨났다. 그러나 아무리 시청자들이 선호하는 장르라고 해도 꾸준한 변화와 발전을 꾀하지 않으면 냉정한 외면을 피할 수 없다.
채널A ‘강철부대3’는 최정예 특수부대 출신 예비역들이 팀을 이뤄 각 부대의 명예를 걸고 싸우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밀리터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원조라 불린다. 2021년 시즌1, 지난해 시즌2를 거쳐 1년 만에 시즌3로 돌아왔다.
시즌1, 2 모두 성공적이었다. 시즌 1은 최고 6.8%의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시즌2도 첫 회 4%대를 기록 후 다소 하락했지만, 평균 3%대 후반을 유지했다. 화제성 역시 ‘비드라마 TV 화제성 TOP10’에서 1위를 차지했다. 시청률과 화제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예능이다.
이번 시즌은 특전사(육군특수전사령부), HID(육군첩보부대), 707(제707특수임무단), UDU(해군첩보부대), UDT(해군특수전전단), USSF(미특수부대) 등 총 6개 부대, 24인이 출사표를 던지고 치열한 경쟁에 나섰다. 또한, 미 특수부대인 미군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씰과 미국 육군 특수부대 그린베레 출신들도 출연했다.
지난 19일 첫 방송의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집계 결과 2.2%(수도권 유료방송가구 기준 채널A)를 기록했다. 채널A와 ENA의 합산 수치를 보더라도 총 3.2%다. 직전 시즌 1회 시청률 합산 수치 4.5%에 비하면 낮은 기록이다.
강철부대3 측은 이번 시즌에서 많은 부분에 변화를 줬다고 사전에 설명했지만 미군 부대가 새롭게 출연한 것 외에는 크게 눈에 띄는 것이 없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기존 시즌1과 2에서는 ‘가족 부대’ 특전사와 707을 계속해서 경쟁 구도로 붙여놨다. 꾸준히 ‘집안싸움’ ‘가족 싸움’ 등의 단어를 사용하며 두 부대가 경쟁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특전사와 707은 물론, 시즌3에선 UDU와 HID가 또 다른 가족부대로 출연하며 비슷한 그림을 만들어냈다. 1화에서는 경쟁 구도 자체가 마치 답이 정해져 있다는 듯 짜여졌다. 특전사-707, UDU-HID, UDT-USSF가 한 몸처럼 움직였다.
참신함도 부족했다. 이미 전 시즌에 출연했던 이동규와 정종현이 또다시 출연했고 다른 피지컬 예능에 출연했던 이들도 대거 등장했다. 홍범석, 고인호, 박문호 등은 이미 업계에서 이름이 잘 알려진 인물들.
인지도와 화제성이 있는 인물을 프로그램에 투입함으로써 제작진은 부담감과 책임감을 덜어낼 수는 있지만 결국 한계가 드러난다. 기획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다.
실탄 사격이나 참호 격투 역시 같은 포맷이었다. 전체적인 틀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신선한 재미와는 거리가 멀어진다. 그저 외국인이 출연했다는 것 하나로 변곡점을 메운다는 것은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전작들과의 연속성을 유지하되 차별화된 시도를 하지 않으면 시즌제 예능은 성공하기 힘들다. 전작 인기에 편승하려는 안이한 자세는 경쟁력이 없다. 제작진이 말한 ‘변화’는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결국 화제성도, 예비역들의 이야기와 성장도 전 시즌에 비해서는 아쉬운 결과를 낳았다. 성공적인 ‘컴피티션’은 아니었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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