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입원 치료 중인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 누리꾼 관심이 쏠린다. 단식 정치인들과 깊은 인연을 맺어왔던 까닭이다. 이 대표는 몸 상태가 안 좋아질 경우 녹색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계획을 세워뒀던 것으로 확인됐다.
임상혁 녹색병원장은 2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진행자가 “이 대표가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녹색병원으로 옮긴 것을 두고 녹색병원이 운동권 병원이고 원장과 이 대표가 끈끈한 관계라는 이야기가 나왔다”라고 말하자 “원래 맨 처음부터 오신다고 했다. 단식 들어간 후 열흘 정도 지나서 (건강이 악화하면 오겠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다만 임 원장은 “(그땐) 뭐 그냥 ‘정치인이 오는구나’라고 생각했다”면서 이 대표가 입원할 줄은 몰랐다고 했다.
임 원장은 그동안 녹색병원에 1000명이 넘는 단식 환자가 입원했다고 했다. 그는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 강은미 정의당 의원,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입원했다”라면서 “장애인 , 종교인, 이태원 참사 유족을 비롯한 사회적인 약자가 우리 병원에 입원했다. 이분들의 목소리는 딱 하나다. 우리들의 목소리를 들어 달라는 것이다. 언론인들이 이런 사회적인 약자의 목소리를 들어주고 그들의 손을 잡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 원장은 이 대표와의 관계에 대해선 “제가 김영주 국회부의장 직속 국회 빈곤아동정책자문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기에 많은 의원과 사진을 찍고 이 대표와도 찍었다”라면서도 “대화는 (이 대표가) 이번에 우리 병원에 입원했을 때 처음으로 해봤다”고 말했다. 특수 관계설을 부인한 셈이다.
임 원장은 이 대표 상태에 대해선 “수액을 맞고 좀 안정 취해 좋아지고 있다. 우리가 열심히 치료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에게 단식을 중단하라고 계속 설득하고 있다고 했다.
녹색병원은 탄생 때부터 노동자와 관련이 깊다. 산재노동자의 투쟁으로 만들어진 병원이기 때문이다. 1979년 8월 11일 YH무역 가발 공장의 여성 노동조합원들이 일방적인 강제 해고와 폐업 공고에 맞서 농성을 벌였다. 경찰 1200여명이 농성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당시 22세였던 여성 노동자 김경숙 열사가 숨졌다. 이것이 이른바 ‘YH무역 사건’이다. 이 사건 이후 김영삼 당시 신민당 총재가 국회에서 제명되고 부마항쟁이 일어났다. 이 열사 죽음 후 30년이 지난 2008년 재조사가 이뤄져 투신 자살이 아니라 진압 과정에서 발생한 추락사로 드러났다.
2013년 YH무역이 있던 자리에 녹색병원이 들어섰다. 원진레이온 직업병 환자들에 대한 효과적이고 전문적인 치료와 재활, 지역사회를 거점으로 하는 공익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종합병원을 표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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