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연주 기자] ‘마스크걸’에서 활약한 배우 이수미가 김용훈 감독에 대한 감사함을 표했다.
18일 오전 TV리포트와 만난 이수미는 “‘마스크걸’을 통해 처음으로 용기를 얻었다. 제 연기를 의심하고, 불안했던 시간을 치유 받았다”고 작품에 출연한 소감을 전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마스크걸’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린 여정을 그린다. 장편 데뷔작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로 제49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김용훈 감독의 첫 OTT 연출작으로 배우 고현정, 나나, 이한별 등 3명의 배우가 김모미를 연기했다.
극중 이수미는 교도소 내 절대 강자 안은숙 역을 분했다. 안은숙은 교도소 내 수감자는 물론 교도소장까지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하게 만드는 인물이다. 그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안은숙은 이수미를 만나 입체적인 캐릭터로 탄생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수미는 캐릭터의 존재감이 드러나는 비주얼을 완성도 높게 소화한 것은 물론, 싸늘함이 묻어나는 연기 톤을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이수미는 “김용훈 감독님의 디테일이 더해져 다채로운 모습의 캐릭터가 탄생했다. 핑크색 죄수복에 호피 무늬 재킷, 무스탕 등 안은숙의 권력을 상징하는 장치는 모두 감독님의 아이디어다. 옷이 날개라고 했던가. 덕분에 진짜 안은숙이 된 것처럼 연기를 할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그러면서 “현장 분위기도 화기애애했다. 감독님께서 배우는 연기만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 주셨다. 더운 날 세트촬영이 진행됐는데, 감독님이 ‘컷’을 외치자마자 스태프들이 여러 개의 얼음주머니를 건네더라. 이런 현장은 처음이었다. 무엇보다 저를 믿어주시는 게 느껴졌다. 감독님께 연기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으면 ‘감정대로 하면 된다’고 하셨다”고 회상했다.
이어 “첫 촬영이 끝난 날 감독님께서 ‘너무 잘하셨다’고 말씀하시더라. 마지막 촬영 날도 마찬가지였다. ‘안은숙을 잘 살려줘서 고맙다’고 하셨다. 그 말에 큰 용기를 얻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수미는 연극계에선 잔뼈 굵은 배우다. 그는 지난 1996년 ‘조수미와 함께하는 벨칸토 오페라의 봄’으로 데뷔, 27년간 100편에 달하는 작품에 출연했다. 줄곧 무대에 섰던 이수미는 2018년 영화 ‘레슬러’에서 단역을 맡아 첫 스크린 연기에 도전했고, 2021년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왕 이모 역으로 인지도를 쌓았다.
이수미는 “매체 연기를 하면서 저 자신을 돌아봤다. 무대에선 다소 비중이 큰 역할로 대중을 만나 관심과 사랑 속에 지냈는데,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면서 다시금 신인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을 느꼈다. 연기에 대해 머리로만 알고 있던 것들이 가슴 깊이 다가오더라. 무엇보다 무대는 배우가 컨트롤 할 수 있는 예술이다. 시선, 감정, 목소리톤, 각도 등 배우가 역량에 따라 조절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그런데 영화나 스크린은 아니더라. 처음엔 눈을 가리고 연기를 하는 느낌이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작품을 이어가면서 여러 숙제들을 풀었지만, 여전히 어렵다. 무대든 카메라든 제가 가진 모든 역량을 쏟아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다. 올림픽을 준비하는 운동선수의 마음으로 27년을 지냈다. 제 연기에 대한 의심과 불안 속에서 ‘과연 인간 이수미가 행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하기도 했다. 해답은 연기를 잘하는 거다.(웃음) 연기를 못하면 인생을 즐길 수가 없는 사람이다. 결국 인간 이수미가 행복하려면 연기를 잘하는 방법밖엔 없다”고 강조했다.
이수미는 차기작 ‘폭싹, 속았수다’로 대중을 만날 예정이다. 이는 1950년대 제주에서 태어난 ‘요망진 반항아’ 애순이와 ‘팔불출 무쇠’ 관식이의 모험 가득한 일생을 사계절로 풀어낸 드라마다. 가수 겸 배우 아이유가 애순이 역, 배우 박보검이 관식이 역을 맡았다.
이에 대해 이수미는 “‘마스크걸’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 인사드릴 예정이다. 지금처럼 주어진 기회를 통해 더 많이 대중을 만나고 싶다. 이 땅에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다. 제 연기를 보는 분들에게 위로가 되고 싶고, 마음속에 편하게 스며드는 배우가 되고 싶다. 제가 연기를 하는 궁극적인 이유이자 목표다”라고 전했다.
김연주 기자 yeonjuk@tvreport.co.kr / 사진= 넷플릭스, 씨엘엔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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