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IA에 박찬호(28) 공백이 이렇게 컸나.
KIA의 13일 광주 롯데전 6회 강우콜드 패배는 박찬호의 공백을 고스란히 실감한 한 판이라서 더욱 아쉬움이 컸다. 박찬호가 공수주에서 대체할 수 없는 선수로 성장했다는 걸 1패를 헌납하면서 확인했다. 너무 값비싼 패배였다.
박찬호는 12일 대구 삼성전, 2-5로 뒤진 5회초 1사 2루서 테일러 와이드너를 상대로 3유간 깊숙한 타구를 날렸다. 이후 1루에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시도했다. 아웃 된 건 아쉬운 게 아니었다. 왼쪽 네 번째 손가락 인대를 다쳤다.
결국 박찬호는 13일 광주 롯데전에 결장했다. 당분간 타격은 불가능하고, 수비와 주루만 가능하다. 약 3주 정도 정상 출전이 불가능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KIA와 박찬호 모두에게 최악의 결과다. 너무나도 치명적이다.
우선 KIA는 박찬호 공백을 여실히 느꼈다. 롯데 선발투수 심재민의 역투에 막혀 5회까지 1득점한 끝에 허무하게 강우콜드 패배를 당했다. 올 시즌 타율 0.302로 컨택 능력이 진일보한 박찬호 존재감이 컸다. 박찬호가 9번 혹은 1번에서 한 번이라도 출루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제 박찬호는 하루에 최소 1~2번은 출루한다는 믿음이 생긴 타자다.
결정적으로 내야 수비에서 공백이 보였다. 김도영이 유격수로 옮기고 최정용이 3루수로 나갔는데, 공교롭게도 최정용이 결정적 실책을 범하며 승부가 갈렸다. 0-0이던 3회초 무사 만루였다. 윤동희의 타구를 잡은 최정용이 3루를 찍은 뒤 공을 글러브에서 놓치고 말았다.
잘 맞은 타구였다. 3루를 빨리 찍었으니 홈에 던지면 더블아웃이 가능했다. 정말 운이 좋으면 삼중살도 가능했다. 그러나 마음이 급했을까. 이때 롯데의 선제점이 나왔고, 안치홍의 좌선상 2타점 2루타가 나오면서 승부가 갈렸다. 경기를 중계한 SBS 스포츠 김태형 해설위원은 “치명적이다”라고 했다.
결과론이다. 김도영이 있었어도 비슷한 실책이 나왔을 수 있다. 최정용은 내야 전천후 백업으로서 수비력은 괜찮은 선수다. 그러나 올 시즌만 따지면 김도영이 3루 수비에 가장 익숙한 선수다. 부질없는 가정이지만 박찬호가 있었다면 그 자리엔 김도영이 있었을 것이다. 순위다툼의 클라이맥스다. 이 시기에 간판 유격수를 약 3주간 잃은 건 너무나도 타격이 크다.
박찬호 개인에게도 큰 손해다. 생애 첫 3할과 함께, 내심 전 경기 출전에도 욕심이 컸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이날 결장으로 허무하게 전 경기 출전이 좌절됐다. 유격수 골든글러브 레이스에서도 당연히 악재다. 지금은 오지환(LG)에게 근소하게 앞선다는 평가지만, 3주간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
이래서 1루에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을 하는 게 치명적이다. 어떻게든 팀에 보탬이 되고 싶어서, 간절한 마음으로 시도했던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이 시기에 3주간 정상 출전을 못하는 건 너무 데미지가 크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 김선빈이 있지만, 실질적인 KIA 내야의 리더로 성장한 박찬호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진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