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하게 맞서겠다” 해놓고 구체적 일정 공개
“9일 10시 30분 수원지검 후문” 포스터 SNS 게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한 검찰 소환조사를 앞두고 구체적인 출석 일시와 장소를 알렸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당당하게 맞서겠다”며 홀로 출석 의지를 밝힌 것과는 달리 불리한 여론 지형을 의식, 지지층 결집을 의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 비서실은 전날 페이스북에 “이 대표는 검찰 조사를 위해 오는 9일 오전 10시 30분 수원지방검찰청 후문을 통해 출석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당하게 맞서겠다’는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게재했다. 여기에는 ‘2023년 9월 9일(토) 오전 10시 30분’이라며 검찰 출석 장소와 시간까지 구체적으로 공개돼 있다. 또 ‘이 대표 검찰 출석 관련 문의 전화가 많아 출석일시와 장소를 알려드린다’라는 문구도 적혀있다.
이에 이 대표 지지자들은 해당 글에 “그날 참여해서 작은 힘이라도 보태드리겠다” “함께하겠다. 힘내라” “부디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뵐 수 있게 되기를 마음 속 깊이 응원한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이 대표 비서실은 지난달 17일 ‘백현동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출석했을 때도 비슷한 내용의 포스터를 게재한 바 있다. 당시 이 대표의 지지자들인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들이 이 대표를 응원하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모여든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겉으로는 검찰 조사에 측근들을 대동하지 않고 홀로 출석하겠다고 ‘당당함’을 강조하면서도, 속내는 결국 지지층 결집에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 대표가 연일 검찰 수사와 윤석열 정권에 대한 규탄 발언을 쏟아내는 게 이를 방증한다는 해석이다. 이 대표는 이날도 페이스북에 “이재명의 정치는 여의도가 아니라 국민의 삶 속에 있다. 민주주의 파괴에 치열히 맞서 싸웠던 그 때의 초심을 잃지 않고 당당히 직진하겠다”고 호소했다.
실제 민주당의 지지율은 한 주 만에 급등했다. 한국갤럽의 9월 1주(5~7일)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34%로 8월 5주(8월 29~31일) 조사보다 7%p 상승했다. 국민의힘 지지율(34%)는 유지돼 양당 지지율이 동률을 이뤘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하지만 이 대표 검찰 수사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상당히 떨어진 상황인데다 지지층 내에서도 ‘방탄’ 비판이 나오면서, 이번 이 대표의 검찰 출석 땐 지지자 규모가 이전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검찰 조사 때도 이 대표 지지자들의 수는 경찰 추산 100여명이었다. 1차와 2차 검찰 출석 때 모여든 지지자들이 각각 600명, 900명이었다는 점과 비교한다면 확연하게 적은 규모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지금 국민의 관심은 이 대표 단식이나 검찰 수사가 아니다”라며 “지지자들도 1년 넘게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으니 관심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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