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뉴캐슬(영국), 이성필 기자] “한 단계 더 성장한 것 같아서 상당히 만족한다.”
쏟아지는 비판을 받는 중인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이 사우디아라비아전 내용과 결과에 모두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13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친선 경기에서 한국 부임 첫 승을 거둔 뒤 환하게 웃으며 감정을 전했다.
대표팀은 전반 32분 조규성(미트윌란)의 골로 승리했다. 조규성은 지난해 12월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가나전 멀티골 이후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처음 골맛을 봤다.
90분을 복기한 클린스만 감독은 “우리는 충분히 승리할 자격이 있는 팀이라고 생각이 든다. 물론 사우디아라비아도 좋은 팀이었다.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라는 강팀을 이긴 좋은 팀이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변화와 세대교체 과정을 겪는 팀이다. 한국 입장에서는 좋아하는 좋은 모습 많이 보여주고 찬스도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선수들이 승리를 위한 투쟁심을 보여주기를 바랐던 모양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에 나서기 전에 선수들에게 좀 더 다부지게, 거칠게, 강하게 부딪히자고 주문했다. 그런 부분에서 한 단계 더 성장한 것 같아 상당히 만족한다. 하지만, 아직 많은 부분에서 발전도 이루어지고 좋아져야 한다. 선수들이 더 같이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서로의 이해관계나 연결 등에서 시너지 효과를 더 많이 보여줄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사우디도 아시안컵 녹아웃 스테이지(16강 이후)에서 충분히 만날 가능성 있는 상대다. 그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고 저희 스스로도 발전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앞으로도 계속 승리할 수 있고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서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답했다.
3월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6경기를 치른 클린스만이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6월에 기초군사훈련을 받아 빠지는 등 클린스만 스스로 생각하는 100% 전력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도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부상으로 빠졌다.
그는 “아직은 조금 어려운 부분도 분명히 있다. 과정을 더 지켜볼 필요는 있을 것 같다”라고 전제한 뒤 “많은 변화가 있었다. 3월부터 많은 변화들이 있었고 6월에는 여러 부상이나 또 외부적인 요소 때문에 원하는 선수들이 100% 합류하지 못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라고 설명했다.
물론 여섯 경기로 모든 것을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클린스만 감독의 광폭 행보에 따른 비판과 전술, 전략의 색깔이 없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그래서 6경기에 대한 냉철한 진단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클린스만은 “부임 후 선수들을 열흘씩 세 번 만났다. 단정 짓기는 쉽지 않다. 더 많은 경기를 해야 하다. 아시안컵 전까지 4경기를 치르고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도 봐야 한다. 더 많은 경기를 통해서 원하는 방향성을 선수들과 공유하며 만들겠다”라고 답했다.
개별 경쟁력도 필요하다는 클린스만이다. 그는 “선수들의 건강도 중요하다. 부상이 없어야 한다. 계속 공유를 하면서 만들어가야 할 것 같다. 소속팀으로 돌아가 활약이나 출전 시간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황희찬의 경우 이제 막 부상에서 회복해 조금씩 몸을 끌어올리고 있다. 반대로 이강인은 아직 회복 단계다.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부분도 있다. 소속팀에서 얼마나 건강하게 출전 시간을 이어가며 아시안컵에 가느냐가 중요하다”라며 지속 활약을 원했다.
앞선 다섯 경기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안다는 클린스만은 “팬들의 그런 (부정적인) 의견이나 목소리를 이해한다. 결국은 축구 감독의 숙명이다. 축구 인생에서는 당연히 있을 수 있는 그런 일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분이 ‘이런 전형은 어떠냐’, ‘이런 축구를 보고 싶다’라는 의견이 나올 수밖에 없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비판적 여론은) 축구의 일부라고 생각 한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과정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선수단을 어찌 꾸리느냐고 고민하고 스태프도 잘 꾸려서 시너지 효과를 내느냐는 고민도 하고 있다”라며 ‘일 중독자(워커 홀릭)’임을 다시 흘렸다.
웨일스, 사우디전을 통해서도 많이 배웠다는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 때는 최상의 모습으로 가야 한다. 어떤 준비를 하고 스태프, 선수단을 꾸리는지 고민하고 있다. 지난 열흘 동안의 소집은 긍정적이었다. 선수들이 새로운 코칭스태프와 어떻게 일을 하고 팀을 운영하는지, 훈련하고 싶어 하는지, 어떤 축구를 구사하고 싶은지, 경기력을 보여주고 싶은지에 대한 이해를 많이 하는 것을 그라운드 위에서 보여줬다. 개인 면담도 많이 했다. 선수들의 말도 많이 들었고 소통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조금씩 더 서로를 이해하는 그런 과정을 겪었다”라며 지속해 강조했던 ‘과정’과 ‘성장’이 이뤄지고 있음을 호소했다.
한국 팬들이 걱정하는 원거리 근무, 대외 활동에 대해서도 여전히 이해하고 있다는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문화와 한국인, 축구팬를 사랑하는 많은 분들이 어떤 생각하고 있는지와 어떤 부분에서 걱정하는지 충분히 이해를 하고 있다. 분명하게 전하고 싶은 것은 대표팀 감독이라 국제적인 시야와 그런 흐름을 계속 놓치지 않고 그 흐름이 어떻게 바뀌는지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도 시간을 보내면서 분명히 필요한 부분에 있어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라며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면서 한국 축구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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