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유진 기자] 장례식장에 귀신이 등장한 오싹한 사연이 모두를 놀라게 했다.
12일 방영된 MBC ‘심야괴담회’ 92회에서는 장례식장에서 과거 고인의 실수로 인해 목숨을 잃은 망자들을 만나게 된 이야기가 전해졌다.
의뢰인 최민영(가명)씨는 2010년 여름, 퇴근 후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다가 뜻밖의 소식을 듣게 된다. 큰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이야기였다.
큰아버지는 아무런 연고도 없는 거제도에서 외롭게 돌아가셨다.
민영씨는 서둘러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하지만 도착한 장례식장에는 썰렁한 기운만 가득했다. 입구부터 조문객 하나 없이 가까운 친척만 있었다.
민영씨의 큰아버지는 한때 대한민국을 떠들석 하게 만든 주인공 이었다.
한때 큰아버지는 공사현장에서 안전 관리를 맡았다. 하지만 공사 중에 붕괴 사고가 일어나 사람이 여러 명 다치고 죽게 됐고 큰아버지는 그 책임을 지고 징역형을 살았다.
출소 후 기자들과 유가족들이 계속 찾아오는 바람에 일상 생활이 불가능 했던 큰아버지는 10년 가까이 떠돌이 생활을 했고 결국 객지에서 쓸쓸하게 눈을 감았다.
빈소에 들어가려고 하자 먼저 도착한 작은아버지께서는 민영씨에게 “상복 입은 사람 외에는 절대로 들이면 안된다”며 조문객이 찾아오면 무조건 다 돌려보내라고 시켰다.
가족들이 행여나 10년 전 사고의 희생자 가족이나 기자들이 찾아올까봐 노심초사했던 것이다.
그러다 민영씨는 장례식장에서 마치 방금까지 공사장에서 일하다 온 것처럼 흙먼지를 뒤집어 쓴 작업복 차림의 남자 5명을 만나게 됐다.
민영씨는 작은아버지의 당부에 따라 “장례는 가족끼리 조용히 치루기로 했다”며 앞을 막아섰다.
그러자 5명의 작업자들이 고개를 숙이고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한 남자는 “생전에 큰 빚을 졌다. 이렇게 그냥 보내드릴 수가 없다”며 인사드릴 수 있게 해달라고 사정을 했다.
민영씨는 잠시 고민하다가 남자 5명을 안으로 안내했다.
그런데 얼마 뒤 갑자기 찢어지는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큰어머니가 갑자기 “그 사람들이 왔다. 내 남편 어디로 데려가는거냐”며 울부짖었다.
안정을 되찾은 큰어머니는 힘겹게 장례식장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들려줬다.
큰어머니는 “선잠에 들었다가 꿈을 꾸웠는데 큰아버지의 관이 놓어져 있었다. 갑자기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나타나 관을 에워싸더니 관 뚜껑을 뜯기 시작했다. 관에서 큰아버지의 시신을 꺼내 두 팔과 두 다리, 머리를 하나씩 붙잡고는 찢을 것 처럼 사방으로 잡아 당기며 끌고 갔다. 마치 죄인을 처형하는 듯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무리의 남자들은 그래도 분이 안 풀린다는 듯 사라지는 순간까지 큰 어머니를 노려봤다고.
민영씨는 “설마 조문객으로 받은 그 사람들인가” 싶어 조문객을 찾았지만 그 남자들은 어디에도 없었다.
찜찜한 민영씨는 엄마에게 “혹시 큰어머니가 꿈속에서 봤다는 사람들 누군지 아냐”고 물었고 엄마는 “건물이 무너졌을 때 죽은 작업자가 5명이었을 거다”라고 말했다.
사고 당일 큰아버지는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도 공사 기간을 줄이기 위해 무리한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로 인해 1층에서 작업하던 인부 5명이 철근에 깔려 모두 사망했던 것.
하지만 큰아버지는 “그 정도는 다들 눈 감고 넘어갔던 건데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냐”며 끝까지 억울함을 표출했다.
발인을 기다리던 새벽 민영씨는 큰어머니와 얼마 안되는 조의금을 정산하면서 눈을 의심케 하는 일을 목격했다.
큰어머니가 사색이 되서는 덜덜 손을 떨면서 봉투 5장을 내밀었는데 흙먼지가 묻은 돈봉투에 똑같은 글씨체로 누군가의 이름이 적혀있었던 것. 큰어머니는 “10년 전에 죽은 사람들 이름이 왜 여기 있는 거지?”라며 당황했다.
경악을 하며 봉투 안을 확인해보니 각각 만원짜리 6장이 들어있었는데 10년 전에 사용하던 구권 지폐였다. 알고보니 10년 전 하루 일당이 바로 6만원 이었던 것이다.
즉 인부들이 큰아버지가 준 일당 봉투를 고스란히 조의금으로 두고 간 것이다.
김유진 기자 eugene0120@naver.com / 사진=MBC ‘심야괴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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