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최민우 기자] “상대 팀 분석도 잘한다.”
삼성 라이온즈 데이비드 뷰캐넌은 지난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해 8이닝 동안 총 107구를 던지며 7피안타 무사사구 1실점 4탈삼진을 기록. 퀄리티스타트플러스(선발 7이닝 3자책점 이하 투구) 피칭을 선보이며 삼성에 5-1 승리를 안겼다.
두산 타선을 꽁꽁 틀어막은 완벽투였다. 경기 초반 잠깐 흔들렸지만, 뷰캐넌은 무너지지 않았다. 2회 양석환과 김재환에게 연이어 안타를 맞고 무사 1,2루 위기에 봉착했지만, 양의지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면서 한숨을 돌렸다. 강승호에게 1타점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뷰캐넌은 조수행을 유격수 라인드라이브, 허경민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이후에도 주자를 내보냈지만,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하며 8회까지 마운드를 책임졌다.
뷰캐넌은 타선의 5득점 지원을 받으며 시즌 10승(6패)을 수확했다. 이로써 뷰캐넌은 2020년 KBO리그에 데뷔한 이후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따냈다. 지난해 부상과 부진 속에서도 11승(8패)을 거두며 삼성 외국인 투수로는 최초 3년 연속 10승 고지를 밟은 주인공이 됐는데, 올해도 자신의 기록을 스스로 갈아치웠다.
뷰캐넌은 삼성 외국인 투수 잔혹사를 끊어낸 주인공이다. 왕조의 막을 내린 2015년 이후부터 계속 그래왔다. 벤 라이블리, 덱 맥과이어, 리살베르토 보니아, 마이크 몽고메리 등 삼성은 외국인 투수와 좋은 인연을 맺지 못했다. 하지만 뷰캐넌은 2020년부터 든든하게 삼성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외국인 투수가 오랜 시간 꾸준히 활약하는 것은 어렵다. 다년간 상대도 투수에 대해 철저히 분석한다. 뿐만 아니라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많은 투구수를 기록한 탓에 몸 상태를 계속 유지하기도 힘들다. 한국 땅을 밟은 외국인 투수들이 2~3년 만에 KBO리그를 떠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뷰캐넌은 매년 발전을 거듭했고, 철저한 몸 관리로 장수 외국인 투수로 살아남았다.
단순히 야구만 잘하는 게 아니다. 에이스로 책임감도 가지고 있다. 최근 목 부분 담 증세로 인해 정상 컨디션이 아니지만, 뷰캐넌은 팀을 먼저 생각한다. 더블헤더 1차전 선발 중책을 맡은 뷰캐넌은 2차전까지 고려해 긴 이닝을 끌고 가려 했다. 박진만 감독도 뷰캐넌의 호투 덕에 더블헤더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박진만 감독은 10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뷰캐넌의 활약에 대해 “뷰캐넌은 한국 야구에 정말 잘 녹아들었다. 경기 전에도 상대 팀 분석을 철저히 한다. 패턴에 대해서도 변화를 많이 주더라. 4년 연속 10승을 한 이유가 있다. 몸 관리를 꾸준히 잘했다. 분석을 당해도 스스로 이겨내더라. 준비를 잘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를 받아든 것”이라며 기뻐했다.
뷰캐넌이 이대로 활약을 이어간다면, 더 오랫동안 푸른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뷰캐넌은 계속해서 개인 기록 경신뿐만 아니라 삼성 역사를 계속 새로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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