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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베트남과 반도체·희토류 부문 투자교역 확대에 합의하며 격상된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서의 양국 관계를 공고히했다. 50여 년 전의 전쟁 악연을 극복하고 양국이 우호적 관계에 합의한 것은 베트남의 수출 증대 실리 추구와 미국의 중국 압박 필요성이 맞물린 결과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을 국빈 방문한 이틀째인 11일(현지시간) 팜 민 찐 총리와 함께 하노이에서 열린 ‘투자 혁신을 위한 정상회의’에 참석해 반도체 부문 투자 협력 계획을 논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베트남 방문에 동행한 인텔, 구글, 앰코 테크놀로지, 마벨 테크놀로지 등 반도체·기술기업 경제사절단 고위 관계자들도 동석해 향후 베트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미 인텔은 베트남 남부에 반도체 조립 공장을 두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앰코 테크놀로지도 다음 달부터 북부 박닌성에 16억 달러(약 2조1000억원)를 투입해 지은 공장을 가동한다. 데이터인프라 반도체 기업인 마벨 테크놀로지는 남부 호찌민에 반도체 디자인·창업지원 센터를 열어 운영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 부문에서 베트남과 공조하기로 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베트남 권력서열 1위인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과 만나 양국의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 격상하며 관계 강화 및 경제 협력 확대에 합의했다. 양국은 반도체 부문 경제협력과 함께 스마트폰과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희토류 공급 협력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쫑 서기장과 정상회담 후 “역사적 순간이었다”면서 “(미국과 베트남이) 분쟁에서의 정상화, 번영과 안보를 위한 힘이 될 외교관계 격상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쫑 서기장 역시 양국 파트너십이 새로운 단계로 진입했다고 화답했다.
사회주의 체제를 고수해 온 베트남이 중국·러시아와 같은 수준으로 미국과의 외교 관계를 격상하며 경제협력에 합의한 것은 이례적이지만 양국 모두 실리를 얻었다는 평가다. 미국은 베트남의 최대 수출시장이며, 베트남은 중국을 대체할 글로벌 생산 거점으로 떠오르는 국가다. 아울러 중국이 세계 희토류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미국은 베트남과의 교역을 통해 중국 대체 공급망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베트남은 중국 다음으로 희토류 매장량이 많은 국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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