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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 세상을 등진 서이초 교사의 49재 추모일인 지난 4일 부산에서도 현직 교사들의 집회가 처음으로 열린 가운데 한 고등학교 교사가 교권을 침해당한 사례를 폭로했다.
이날 오후 5시 부산 지역의 교사 1500여명은 부산시교육청 앞에 모여 공교육 정상화를 촉구했다. 교사들은 수업을 마치거나 병가나 연차를 내고 검은색 옷을 입은 채 부산시교육청에 집결했다.
‘부산교사 일동’이라고 밝힌 주최 측은 경찰에 집회 신고를 하면서 1000여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알렸으나 집회 중반 2500여명이 넘었다고 한다.
이날 교사들은 차례로 연단에 올라 교권 침해 현실을 고발했다.
한 고등학교 교사는 “2014년 고교 1학년 담임을 맡았는데 제자가 제 텀블러에 오줌을 넣었고 두 차례나 마셨다. 경찰 조사를 요청했지만 만 16세 이하로 학부모 동의가 있어야 했다”면서 “결국 학부모에게 동의를 받지 못해 (해당 학생의) 오줌 샘플을 받지 못했고 그렇게 유야무야 넘어갔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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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서초구 교사보다 나는 운이 좋았다. 교사를 보호하지 않는 교단에 배신감과 절망감을 느낀다”며 “교육감 등은 교사를 보호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한 초등교사는 “부산시교육청 현장 체험학습 매뉴얼에 따라 토씨 하나 다르지 않게 숙박형 체험학습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한 적이 있다”며 “학부모가 ‘80% 동의가 없으면 숙박형 체험학습을 가지 못하냐’고 따지더니 학교로 찾아와 교장에게 큰소리쳤고 국민신문고에 민원까지 넣더라”고 눈물을 훔쳤다.
연단에 오른 교사들의 이야기에 참석 교사들과 시민이 울먹였고 일부 교사는 오열했다.
집회에 참여한 교사들은 “교사의 억울한 죽음의 진상을 규명하고, 아동학대 관련 법을 당장 개정해야 한다”며 “살인적인 악성 민원은 교육청이 책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집회에 참여한 교사들은 아동복지법 제17조 5호의 개정을 요구했다.
이들은 “해당 조항은 정서적 학대 행위가 무분별하게 적용돼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은 위축되고 학생은 책임과 배려, 절제를 배우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학생·학부모·교육당국 책무성 강화, 분리 학생의 교육권 보장, 학교폭력 개념 재정의, 통일된 민원 처리 시스템 개설, 교육에 대한 교사의 권리 보장, 교육과 보육의 분리, 교육 관련 법안·정책 추진 과정 교사 참여 의무화 등 8가지 내용을 담은 정책요구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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