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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1시 도로에 누워있던 50대를 치고 현장을 이탈한 택시기사가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택시기사는 주변이 어둡고 피해자 역시 어두운 옷을 입고 있어 발견하지 못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전방 주시를 소홀히 하고 고의로 도주한 사실을 인정했다.
지난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김봉준 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상)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12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새벽 1시쯤 서울 시내에서 차를 몰다가 1차로에 누워있던 피해자를 들이받았다. 피해자는 이 사고로 3개월간의 치료가 필요한 골절상을 입었다.
사고 직후 그대로 도주한 A씨는 재판에서 “야간에 어두운 옷을 입고 누워있어 발견하기 어려웠고 사람을 친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운전자 과실과 도주 고의성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전조등 불빛을 통해 사람의 머리와 같은 형체가 보이는데도 들이받는 시점에 이르러서야 회피 반응을 보였다”며 “전방주시나 주의를 소홀히 하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도주 혐의에 대해서도 “상당한 충격이 가해졌음에도 사고 즉시 정차해 현장을 눈으로 확인하지 않은 채 그대로 이탈했다”며 “사고 발생을 알고도 미필적으로나마 도주할 의사가 있었음이 인정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사고 당시 피해자를 미리 발견해 피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다 술에 취해 도로에 누워있던 피해자에게도 책임이 있는 점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한편 ‘뺑소니’로 불리는 도주치상 혐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에 따라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만, 도주치상 혐의의 경우 모종의 사유로 가해자가 사고가 일어났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을 때 혐의가 성립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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