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 바로가기 (상단) 본문 컨텐츠 바로가기 주요 메뉴 바로가기 (하단)

세금 깎아주면 결혼 늘어날까?…’부모찬스 양성화’ 기대

머니투데이 조회수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지난 2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세법개정안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2023.7.27/사진=뉴스1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지난 2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세법개정안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2023.7.27/사진=뉴스1

“한 마디로 고육지책(苦肉之策·자기 몸을 희생하는 방책)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한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의 세법개정안 중 ‘결혼자금 증여세 공제 확대’ 방안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인구절벽에 직면한 가운데 저출산 해결을 위해 세수가 줄어드는 것도 감수하겠다는 의지라는 뜻이다.

그러나 이 감세안의 진짜 의미는 결혼을 통한 출산 장려가 아닌 음성적 증여를 양지로 끌어내는 세제 합리화, 즉 공제한도 현실화에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29일 국무회의에서 확정 의결된 정부의 ‘2023년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혼인신고일 전후 각 2년 이내에 부모로부터 증여받은 재산에 대해 1억원까지 증여세가 면제된다. 현재 부모가 자녀에게 재산을 증여할 때 10년 간 5000만원(성인 기준)까지는 세금을 물리지 않는 만큼 결혼 시 최대 1억5000만원의 증여세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양가에서 받으면 최대 3억원까지 공제가 가능하다.

결혼 증여세 감면 효과? 정부 “추정 곤란”

세금 깎아주면 결혼 늘어날까?...'부모찬스 양성화' 기대

정부는 이를 저출산 대책이라고 홍보했다. 급격한 물가 상승을 감안할 때 결혼비용 부담을 덜어주면 저출산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리란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1억원이란 금액은 전세가격을 고려해 결정했다고 했지만 구체적 근거를 대진 못했다.

증여세는 그 특성상 구체적 정책 효과 파악이 어렵다. 자녀 혼인 시 부모의 재산 증여가 암암리에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기재부에 근거 데이터를 문의했는데 파악이 어렵다고 한다”고 전했다.

지난 25일 국회 기재위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개최한 세제개편 토론회에서 채은동 민주연구원 연구위원도 기재부가 결혼자금 증여공제 효과를 ‘추정 곤란’ 처리했다고 밝혔다. 세수추계가 불가하단 입장을 냈단 것이다. 그는 “자료 부족과 부실한 추계에 대한 비판을 사전 차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지난해 부모로부터 1억원 이상을 증여받은 30대는 14%에 불과하다고 밝혔지만 국세청의 증여세 납부 자료를 근거로 했단 점에서 현실을 반영했다고 보기 어렵다.

“결혼 증가 기대 어려워…부의 대물림 촉진 측면도”

(서울=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 통계청은 30일 '2022년 출생통계' 확정치를 발표했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24만9000명으로 전년 대비 1만1000명(4.4%) 감소했다.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도 0.78명으로 역대 최저치였다. /사진=뉴스1
(서울=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 통계청은 30일 ‘2022년 출생통계’ 확정치를 발표했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24만9000명으로 전년 대비 1만1000명(4.4%) 감소했다.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도 0.78명으로 역대 최저치였다. /사진=뉴스1

전문가들은 ‘혼인 증여재산 공제’ 신설을 어떻게 평가할까. 정부의 취지엔 공감하나 혼인 증가나 저출산 문제 해결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증여세 부담이 과중해서 부모님이 지원해주지 않아 결혼을 미뤄온 사람이 몇 명이나 있겠나”라며 “그런 경우는 없을 것이다. 대부분 증여세를 회피해왔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증여세 부담이 혼인에 장애가 된 게 아니기 때문에 이 제도로 혼인 증가의 효과를 보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결혼이 인륜지대사인데 1억원 공제로 결혼 안 할 사람이 하겠나”라며 “결혼하기로 한 사람들 세금 깎아준다, 결혼 축하금 준다는 의미”라고 했다.

재정적 문제로 혼인의 어려움을 겪는 건 저소득층·서민인데, 중산층·고소득층에 혜택이 쏠린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 교수는 “한국에서 결혼 못 하고 아이 못 낳는 사람들은 대개 저소득층”이라며 “공제한도가 5000만원인 현재도 고소득층은 자녀들에게 암암리에 해주는 게 많다. 자녀가 서른이 넘은 경우 2억원까진 자녀의 재산일 수 있다고 보고 조사하지 않는 가이드라인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제를 더 해주잔 것인데 중산층, 고자산 계층에게 좋을 뿐 서민들에겐 씁쓸한 일”이라며 “양극화된 사회에서 부의 대물림을 촉진할 수 있다. 저소득 신혼부부에게 월세를 보조해주는 게 혼인율을 높이는 데 도움될 것”이라고 했다.

박기백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도 “혼인율 제고가 목적이라면 출산 지원, 아동 수당처럼 관련된 모든 이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방식이 맞다”고 밝혔다.

“저출산 해결보단 세제 합리화 효과”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청년정책네트워크 결혼 페널티 정상화 정책 발표'에서 예비 신혼부부 등 참석자와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3.08.11. /사진=뉴시스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청년정책네트워크 결혼 페널티 정상화 정책 발표’에서 예비 신혼부부 등 참석자와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3.08.11. /사진=뉴시스

이번 세법개정안이 증여세 공제한도를 현실화하는 의미는 있다는 평가다. 김 교수는 “자녀 혼인 시 부모의 증여는 상류층만의 전유물이 아니며 서민층도 여력이 되는 만큼 전세 보증금이라도 돕거나 돈 없으면 보증금 빼서라도 자녀에게 빌려주는 게 우리 결혼문화”라며 “과세당국이 지금껏 책임을 방기했고 납세자들도 회피해서 불안하고 찜찜하지만 신고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개정으로 과세 사각지대를 투명하게 하고 세제를 합리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정부가 지금까지 증여세를 제대로 파악할 의지가 없었던 것”이라며 “세금은 공정성 실현과 소득재분배 의미가 있는데, 재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고소득층 감세 정책을 펴는 것이 적절한가”라고 했다.

최인혁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재정포럼’ 8월호에서 “주택취득가액이나 채무상환금액 등이 일정금액에 미달할 경우 증여추정이 배제되는 등의 이유로 실제 증여가 발생했으나 신고가 누락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며 “또 애초에 부모로부터 증여받을 수 있는 재산이 적은 경우 혼인공제 도입에 따른 결혼비용 부담 완화 효과가 매우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혼인공제 도입의 의의는 기존의 증여세 공제 한도를 현실화했다는 측면에 두는 편이 더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 혼인을 장려하기 위해서는 혼인 시 세제, 청약, 대출 등에서 불리해지는 ‘결혼 페널티’를 우선적으로 해소하는 편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머니투데이
content@newsbell.co.kr

댓글0

300

댓글0

[뉴스] 랭킹 뉴스

  • [이슈분석] 남매의 난이 쏘아올린 대형 M&A…1조5000억 아워홈, 한화 인수전에 시장 판도 바뀌나
  • [시승기] 생김새·기능이 옹골찬 전기차 '기아 EV3'...헤드업 디스플레이 '굿'
  • 밀양시보, 시민과 함께하는 소통창구 역할 '톡톡'…독자 참여마당 개편
  • 인사처는 점심시간 30분 줄이면 30분 먼저 퇴근한다
  • [아산시 소식]2025~2026 아산 방문의 해, 관광 산업 전문가 간담회 등
  • "7320만원→3415만원 뚝"…'보조금 대박' 확정된 이 SUV

[뉴스] 공감 뉴스

  • 소프트뱅크, 오픈AI 최대주주 되나..."오픈AI에 최대 36조원 투자 검토"
  • 與주진우, ‘10분이면 독후감 쓴다’문형배 변명 직격...“상식 밖의 ‘내로남불’”
  • “저비용으로 AI 모델 구현?”…설 연휴 개장 첫날인 31일 중국發 ‘딥시크’ 충격 받은 韓 코스피
  • 서학개미 선택 종목 담는 ETF 증가세에 업계 ‘자조’ 목소리…“전문 투자운용사 존재감 없어졌다”
  • 美 여객기·헬기 충돌로 67명 전원 사망…2001년 이후 인명피해 가장 큰 항공기 사고 두고 트럼프 “前 정부 탓”
  • 트럼프 압박에도 기준금리 ‘동결’ 택한 美 연준, “관세·이민·재정정책, 규제 등 무슨 일 일어날지 몰라”

당신을 위한 인기글

  • “상담만 받아도 커피 증정” 출고하면 커피머신까지 준다!
  • “쌍용 전설, 이젠 조선 사이버트럭” KGM, 전기 픽업트럭 공개!
  • “평생 엔진오일 무료에 할인까지?” 벤츠 200만 원 더 싸게 사는 법
  • “제네시스도 포르쉐 급” GV80 데저트 에디션에 수입차 차주들 오열!
  • “부잣집 벤츠는 옛 말” BMW 7시리즈, 회장님들 선택 독차지 했다!
  • “마이바흐 오픈카까지 내보낸다” 벤츠코리아 이 악물었더니 오너들 대환호!
  • “테슬라 이제 살 이유 없다” 전기차 보조금 확정, 국산차만 살 판 났다!
  • “아무리 아이오닉5N이라도…” 포르쉐, 타이칸 터보 GT 바이작 패키지 출시!

함께 보면 좋은 뉴스

  • 1
    “가족 중 나만…” 이이경이 어머니 심장 수술에 오열했는데, 이건 정말 마음 아팠겠지 싶다

    연예 

  • 2
    '공개 저격' 당한 래시포드, 바르셀로나 이적 추진→아모림 "변한다면 뛸 수 있다" 잔류 가능성 언급

    스포츠 

  • 3
    '임대 4회→토트넘 레전드' 케인 발자취 따른다...양민혁의 QPR 임대는 또 다른 '기회', 2보 전진 위한 1보 후퇴

    스포츠 

  • 4
    '57세' 이영자, 남친 소개...♥ 결실 맺나 "결혼까지 생각한다" ('오만추')

    뿜 

  • 5
    의외로 뒤늦게 생겨난 국가

    뿜 

[뉴스] 인기 뉴스

  • [이슈분석] 남매의 난이 쏘아올린 대형 M&A…1조5000억 아워홈, 한화 인수전에 시장 판도 바뀌나
  • [시승기] 생김새·기능이 옹골찬 전기차 '기아 EV3'...헤드업 디스플레이 '굿'
  • 밀양시보, 시민과 함께하는 소통창구 역할 '톡톡'…독자 참여마당 개편
  • 인사처는 점심시간 30분 줄이면 30분 먼저 퇴근한다
  • [아산시 소식]2025~2026 아산 방문의 해, 관광 산업 전문가 간담회 등
  • "7320만원→3415만원 뚝"…'보조금 대박' 확정된 이 SUV

지금 뜨는 뉴스

  • 1
    새송이 이렇게 구우면 존맛인거알지,,

    뿜 

  • 2
    북한에서 말하는 쌀밥에 고깃국이 대체 무엇일까?

    뿜 

  • 3
    3부리그 활약 대신 클럽 월드컵 출전 가능…발로텔리, K리그 클럽 입단 가능성 있다

    스포츠 

  • 4
    "흥미로운 도박이다" 김하성, 2년 419억원 TB행→너무나 영리한 계약, 벌써 윈윈 보인다

    스포츠 

  • 5
    '분노의 영입' 끝나지 않았다! 맨체스터 시티 '어깨춤 MF' 영입 결단...유벤투스에 '525억' 제안

    스포츠 

[뉴스] 추천 뉴스

  • 소프트뱅크, 오픈AI 최대주주 되나..."오픈AI에 최대 36조원 투자 검토"
  • 與주진우, ‘10분이면 독후감 쓴다’문형배 변명 직격...“상식 밖의 ‘내로남불’”
  • “저비용으로 AI 모델 구현?”…설 연휴 개장 첫날인 31일 중국發 ‘딥시크’ 충격 받은 韓 코스피
  • 서학개미 선택 종목 담는 ETF 증가세에 업계 ‘자조’ 목소리…“전문 투자운용사 존재감 없어졌다”
  • 美 여객기·헬기 충돌로 67명 전원 사망…2001년 이후 인명피해 가장 큰 항공기 사고 두고 트럼프 “前 정부 탓”
  • 트럼프 압박에도 기준금리 ‘동결’ 택한 美 연준, “관세·이민·재정정책, 규제 등 무슨 일 일어날지 몰라”

당신을 위한 인기글

  • “상담만 받아도 커피 증정” 출고하면 커피머신까지 준다!
  • “쌍용 전설, 이젠 조선 사이버트럭” KGM, 전기 픽업트럭 공개!
  • “평생 엔진오일 무료에 할인까지?” 벤츠 200만 원 더 싸게 사는 법
  • “제네시스도 포르쉐 급” GV80 데저트 에디션에 수입차 차주들 오열!
  • “부잣집 벤츠는 옛 말” BMW 7시리즈, 회장님들 선택 독차지 했다!
  • “마이바흐 오픈카까지 내보낸다” 벤츠코리아 이 악물었더니 오너들 대환호!
  • “테슬라 이제 살 이유 없다” 전기차 보조금 확정, 국산차만 살 판 났다!
  • “아무리 아이오닉5N이라도…” 포르쉐, 타이칸 터보 GT 바이작 패키지 출시!

추천 뉴스

  • 1
    “가족 중 나만…” 이이경이 어머니 심장 수술에 오열했는데, 이건 정말 마음 아팠겠지 싶다

    연예 

  • 2
    '공개 저격' 당한 래시포드, 바르셀로나 이적 추진→아모림 "변한다면 뛸 수 있다" 잔류 가능성 언급

    스포츠 

  • 3
    '임대 4회→토트넘 레전드' 케인 발자취 따른다...양민혁의 QPR 임대는 또 다른 '기회', 2보 전진 위한 1보 후퇴

    스포츠 

  • 4
    '57세' 이영자, 남친 소개...♥ 결실 맺나 "결혼까지 생각한다" ('오만추')

    뿜 

  • 5
    의외로 뒤늦게 생겨난 국가

    뿜 

지금 뜨는 뉴스

  • 1
    새송이 이렇게 구우면 존맛인거알지,,

    뿜 

  • 2
    북한에서 말하는 쌀밥에 고깃국이 대체 무엇일까?

    뿜 

  • 3
    3부리그 활약 대신 클럽 월드컵 출전 가능…발로텔리, K리그 클럽 입단 가능성 있다

    스포츠 

  • 4
    "흥미로운 도박이다" 김하성, 2년 419억원 TB행→너무나 영리한 계약, 벌써 윈윈 보인다

    스포츠 

  • 5
    '분노의 영입' 끝나지 않았다! 맨체스터 시티 '어깨춤 MF' 영입 결단...유벤투스에 '525억' 제안

    스포츠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