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유진 기자] 남은 평생을 같이 살자며 꼬신 60대 한 시민단체 대표가 알고보니 세 집 살림을 한 카사노바였다.
1일 방영된 SBS ‘궁금한이야기Y’ 652회에는 지역 시민단체 대표로부터 금전적 피해를 당했다는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최영숙(가명)씨는 “(마을)이장이 ‘우리 동네에 땅을 파려고 왔다’며 한 남자를 소개해줬다. 3년 전에 부인과 사별해서 부여 암자에다가 아내 영정 사진을 놓고 외롭게 지낸다고 했다”며 시민단체 대표 송씨를 만난 날을 기억했다.
이어 “안쓰러운 마음에 돌아가신 아내 성명을 물어보고 천도재를 올렸다. 한 너댓 번 보더니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탑정에 집을 짓는데 공기 좋은 데 가서 같이 지내면 어떠냐고 하더라. (내가) 갑상선 암 수술한 거 치료하면서 지내자고 해서 고마웠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송씨는 경치 좋은 호숫가 근처에 둘이 함께 살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있다고 했다. 암수술을 한 영숙씨를 위해 황토방까지 만들고 있다며 수시로 공사 사진까지 보냈다.
하지만 송씨는 비가 온다며 이사를 미뤘고 돈이 없어서 공사가 중단이 된다는 핑계로 돈을 요구했다. 영숙씨는 당시 암 수술이 끝나고 보험사에서 받은 돈을 여러 차례에 걸쳐 건넸다. 영숙씨가 보낸 금액은 총 5200만원에 달했다.
영숙씨는 “이 사람을 믿었다. 시청에서 1인자라고 하더라. 엑스포 관련 총괄팀장이고 한 달 월급이 1210만원이라고 했다”고 했다.
송씨는 지역신문사 기자이자 시민단체의 대표로 활동하며 때로는 굵직한 사업의 총괄팀장까지 맡고 있었다. 각종 언론을 통해 얼굴을 알린 그는 지역의 유명 인사였다.
영숙씨는 “일하다가 쓰러져서 앰뷸런스로 병원에 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며 전화 통화내역을 공개했다.
당시 통화 내역에 따르면 송씨는 “나 대장암 4기다. 당신한테 모든 걸 해주고 가려고 한다. 당신하고 같이 1년이든 6개월이든 편하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데 슬픔에 잠긴 영숙씨에게 청천병력같은 전화가 걸려왔다. 혼자인 줄 알았던 송씨에게 아내가 있었고 아내에게 전화가 온 것이다.
제작진은 영숙씨에게 전화를 건 박순자(가명)씨를 찾아가 인터뷰를 요청했다. 순자씨는 본인을 13년 째 배우자라고 소개했지만 최근 송씨의 소식은 모른다고 일축했다.
송씨는 “탑정호에 집을 지어줘? 처음 듣는 소리다. 대장암? 코미디다. 용종 떼어낸 건 있다”며 웃었다.
알고보니 순자씨는 송씨의 내연녀였고 영숙씨가 천도재를 지내준 본처는 따로 살아있었다. 즉 송씨는 영숙씨를 만나면서 순자씨와 동거를 하고 본처와 법적인 부부관계를 유지하며 세 집 살림을 하고 있었다.
김유진 기자 eugene0120@naver.com / 사진=SBS ‘궁금한 이야기Y’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