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BMW i4는 다방면에 매력을 갖춘 차이지만, 타이칸은 현존하는 전기차 중 가장 존재감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리차드 레인(Richard Lane)이 두 차를 비교해봤다
사진 루크 레이시(Luc Lacey)
막연하다. 연결을 말하지만 사실은 영향에 관련된 얘기다. 자동차 세상은 빠르게 변해가고 있다. 우리는 매주 게걸스럽게 로드테스트를 진행한다. 각 회사의 CEO를 분석한 투자자들의 글을 읽는다. 그리고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모든 것을 듣는다 할지라도 여전히 뿌연 안개 속이다.
산업이 예측 불가능하게 되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몇 가지 사례들이 있다. 불과 7년 전, 아우디는 디젤을 사용해 르망에서 우승했지만, 오늘날 대부분 제조업체는 이 사실을 간과한다.
5년 전, 임기 말의 세르지오 마르치오네는 페라리에서는 어떤 SUV도 나오지 않을 것이며, 회사는 자칫 브랜드 이미지를 실추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으로부터 몇 개월 전 프로상게가 도착했다.
게다가 4년 전만 해도 EV라고 부를 수 있을 만한 게 없었다. 오늘날 우리는 지저분한 우리의 기지인 버크셔에 앉아 두 대의 준비된, 양산형 퍼포먼스 세단의 R&D를 비교하는 데 시간을 보내고 있다. 포토그래퍼 루크 레이시의 쿠프라 포맨터로부터 멀리 떼어 놓는다면 탄화수소 같은 건 사실 눈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누가 이겼는지는 생각하지 않는 게 좋다. 중요한 것은 이런 종류의 경쟁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그래도, 승자는 필요하겠지? 서류상으로 포르쉐는 뉴 i4 M50의 아침 식사 감이다. 6만3850만 파운드(약 1억200만 원)의 비용이 드는 BMW의 첫 전기 세단 중 최고의 평가를 받고 있음에도 엔트리 레벨의 타이칸보다 1만1000파운드(약 1760만 원)가 더 싸다. 그런데도 537마력의 이 차는 더욱 파워풀하고 더욱 완벽한 토크를 자랑한다.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i4 M50의 실내 공간은 더욱 넓고 레그룸도 더 길다. 퍼포먼스 플러스 배터리 옵션을 선택하면 324마일(521.3km)의 주행거리도 포르쉐의 301마일(484.3km)을 훌쩍 넘어선다.
겨울왕국 베리의 옷을 입고 보라색 가죽 위에 페인트를 칠한, 심각함과는 거리가 먼 타이칸은 상대를 비웃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핑크색 자동차를 배치하기로 한 포르쉐 GB의 결정은 그동안 쌓아온 건방진 신뢰에서부터 비롯됐다.
하지만, BMW는 i4 M50으로 흉내 내기 장난을 하고 있지는 않다. 이 콘테스트는 쉽지 않을 것이다. 심지어 911보다 더 많이 팔린 자동차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i4의 응집력은 타는 순간 분명해진다. 이 모델이 4시리즈 그란 쿠페와 매우 흡사한 이유는 동일한 CLAR 플랫폼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 세단에게는 부러울 만큼 훌륭한 선택이다. 그리고 바디 프레임도 마찬가지다. EV-스펙은 뒤쪽 에어 스프링, 앞 스트럿 주변의 추가 브레이싱, 접촉 부분으로부터 분리된 트랙 폭, 배터리팩 존재 여부 등이 포함된다. 기본 335마력의 i4 eDrive40과 비교할 때는 i4 M50쪽이 더 단단해지고 도로와도 더 가까워진다.
타이칸의 400V 83.9kWh 팩과 비교하면, 22개 볼트로 플로어 팬에 고정된 800V 93.4kWh의 배터리팩은 i4 M50의 무게 중심을 낮춘다. M440i 그란 쿠페와 비교해 봐도 더 아래쪽이다. 여기에 550kg의 무게가 더해져 드라이빙 포지션도 살짝 높다. 다만, 눈에 띄는 모든 것은 똑같다.
좋은 소식은 운전자 인체 공학이 GT의 맛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것이다. 반응성이 뛰어난 조향과 미묘하게 빠른 가속은 ICE의 힘으로 움직이는 BMW의 특징이며 모든 것이 i4 M50만이 가지는 특권인 셈이다.
나쁜 소식은 자동차 앞자리 발밑 공간에 모루 한 개씩을 달고 다닌다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리고 파워 스티어링의 감도가 눈에 띄게 약해 결과적으로 슬라이드를 약간 잃었다는 것이다. 2.2톤의 무게를 견인한다는 것은 항상 그 책임을 감수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지?
이 차의 실내 공간은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테두리에 탄소섬유 트림을 적용하거나 그대로 내버려 둘 수도 있다. 통합된 인포테인먼트와 계기판 디스플레이는 타임스퀘어 광고판만큼이나 난해하지만, 그래픽은 뚜렷하고 iDrive 8은 로터리 컨트롤러를 감각적으로 남겨뒀다.
그에 비해, 타이칸은 내부 공간이 작고 더 평범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리고 분명 덜 직관적인 디지털 장비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혈통에서 비롯된, 프런트 윙 너머 전방 시야가 좋고 경박스러운 산만함이 적은 데다 단순하면서도 운전자 중심적이다. 그리고 둥근 모양의 스피도미터가 눈을 맑게 해 준다.
지지력이 부족한 시트는 그렇게 좋지 않다. 부분적으로 차이가 많이 나는 내장 품질도 마찬가지다. 비록 우리는 로드테스트에 사용한 마이크를 통해 BMW의 데시벨이 70마력에서 더 정숙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이 정숙함을 미끄러지듯 깨고 놀라게 하는 매력은 충분히 가지고 있다.
i4는 정말 잘 달린다. 그리고 M440을 운전한다는 느낌이 들지만, 약간 거친 노면에 접어들면 이마저도 사라진다. M50은 537마력과 80.8kg·m의 토크를 상시 준비하는 스포츠 부스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부스트를 다 끌어내고 나면 잠깐 움찔하고는 순간 무기력한 정적 상태에서 고개가 뒤로 젖혀질 만큼 폭발적으로 뛰쳐나간다. 안다. 조용하면서 빠르다는 역설이다. 하지만, M50 오너들에게는 이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이 차는, 심지어 시승차는 20인치 휠을 신었음에도 소음이 제법 잘 억제된 데다가 변속 또는 직렬 6기통 엔진의 울림은 드라이빙에 대한 열정을 꺾을만한 자극이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시속 50마일(80.4km)에 고정된 상태에서 시속 60마일(96.5km)에 도달하는 데는 0.7초가 걸린다. 1초 뒤에는 시속 70마일(112.6km)에 도달한다. 비록 빠르다는 개념을 넘은 슈퍼카 퍼포먼스는 초기에 앞쪽보다 뒤쪽에 회전수를 높인다. i4의 빠른 신형 DSC 시스템이 최고로 여겨지는 이유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기 때문이다.
커브를 만나면 i4 M50은 더욱 환상적인 세계로 초대한다. 그다지 심각하지 않은 노면 소음을 찾아내려는 것은 조향 시스템에 색상을 추가하는 것과 같은 의미 없는 일이다. 하지만, 랙의 정확성과 무게 변화 덕분에 i4 M50은 무거운 무게에도 불구하고 코너를 빠르게 통과할 수 있다.
여기서는 그립과 무자비한 컨트롤이 핵심이다. 그런 의미에서 M50은 그저 작은 아우디와도 비슷하다. 그렇긴 하지만, 프런트 모터 칩이 꼭 필요할 때만 차를 안정시키기 때문에 과정은 너무 평탄하다고 느끼지 않는다.
DSC를 다이내믹 모드로 바꿔 분위기를 띄울 수도 있다. 방향을 틀면, M50은 조심스럽게 밸런스를 맞춘다. 그리고 오직 전기 모터만이 할 수 있는 냉혹한 철저함으로 묵직한 토크를 지배한다. 차의 꼬리 부분이 가볍게 흔들리지만, 모든 게 직진 주행을 유지하는 데 최선을 다한다.
M50의 직진 라인 퍼포먼스처럼 핸들링에도 광택이 난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조용하다. 이 차는 자유로운 느낌의 차가 아니다. 어떤 M3나 M5라고 얘기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따라서 M의 성향을 느낄 수는 없지만, i4 M50은 여전히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처음에는 GT로, 다음엔 스포츠 쿠페로, 그리고 속도와 정교함이 돋보이고 역동적인 유동성이 한층 더 부드러워진 전통적 패스트 BMW의 DNA를 한껏 선보인다. 이 점에서 포르쉐는 새로운 라이벌과는 다르다. 파나메라와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팩트는 타이칸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좋다는 것이다. 아니, 베이식 모델은 특유의 가속력에 놀라지 않는다. 496마력 싱글 모터에 붙어 있는 2단 기어박스는 흥분을 가져다준다. 때때로 한 방의 퍼포먼스로 충분하다는 걸 확신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역시, 실용성과 유용성에 얽힌 숫자 놀음에서도 승자는 아니다. 그것보다는 더 미묘하다.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타이칸이 디지털 BMW보다 더 아날로그적 느낌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EV가 있다. 아마도 EV밖에 없는 거 같다. 속도, 정교함, 피상적인 면을 혼합해 A에서 B로 이동하는 수단이라기보다 운전자와 교감할 수 있는 유일한 EV라는 뜻이다.
코너링 밸런스에서부터 시작한다. 여기 다른 것보다 스타일 면에서 좀 더 미드-엔진의 느낌을 주는 후륜구동 타이칸이다. 사실, 매우 미드-엔진다운 느낌이다.
달리기에서 부족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차의 양 끝에는 부드러움이 있다.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이 달린 앞쪽이 특히 더 그렇다. 그리고 스틸 스프링(아니, 혈기 왕성한 타이칸의 에어 스프링이 아니다)은 곤충 모양의 노즈를 부드럽게 감싼 채로 도로를 간파한다.
이러한 섬세함은 단순히 숨기는 것이 아니라 2130kg이라는 육중한 무게를 감추는 데에도 적용된다. BMW도 이런 면에서 좋지만, 경쟁이 되지는 않는다.
이와 관련해, 조향에는 자연스러운 가벼움이 있지만, 더욱 눈에 띄는 움직임이 i4에는 없는 신뢰감까지 높여준다.
BMW 드라이버가 도로에서 사라져도 포르쉐 드라이버는 신경 쓰지 않는다. 그들은 섀시를 통해 추진력을 운반하고 손끝만큼이나 정확하게 차를 가져다 놓느라 바쁠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 과정이 포인트-앤-스쿼트 페이스보다 더 재밌을 뿐만 아니라 더 효율적이기까지 하다.
분명, 타이칸의 점잖고 순종적인 성격에는 무언가 약간 마법 같은 매력이 있다. 더 빠른 M50처럼 ‘적응력 장전하고 방아쇠 당겨’ 식의 유형은 아니지만, 718 박스터가 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코너링 라인을 조절할 수 있는 능수능란한 공격적 가속 페달을 갖고 있다. 이런 점에서는 상대적으로 자못 진지해 보이는 느낌을 전달하는 4WD 타이칸보다 더 매력적이다.
RWD 타이칸은 그렇지 않다. 차의 무게감을 이리저리 움직이면 오버스티어가 느껴질 뿐만 아니라 스로틀 또는 가벼운 트레일링 브레이크를 들어 올리는 것으로 거짓 리워드를 내민다.
제대로 다루면 조용히 전달된다. 포르쉐는 매우 얇고 날카로운 칼을 휘두르며 BMW 갈비뼈 사이로 미끄러져 들어간다. 그리고 생각해보면 가장 저렴한 이 타이칸 파생 상품은 원래 중국만을 위한 것이었다.
우리는 우승자를 결정했다. 최고의 성능을 가진 EV를 만드는 제조사들은 아마도 파워 경쟁을 치르며 접근하기 쉽고 변덕스러운 속도보다는 핸들링을 우선시 할 수도 있다. 그러길 바란다. M50은 아주 훌륭한 EV이다. 그리고 RWD 타이칸은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다.
BMW i4 M50
가격 6만3850파운드(약 1억220만 원) 엔진 프런트-리어 동기식 전기 모터
무게 2215kg 0→시속 100km 가속 3.9초 최고시속 225km 배터리 83.9/80.7kWh (총량/가용량)
주행거리 415km-521km CO2 0g/km
포르쉐 타이칸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
가격 7만4739파운드(약 1억1960만 원) 엔진 후륜 동기식 전기모터 최고출력 469마력
최대토크 36.2kg·m
배터리 93.4/83.7kWh (총량/가용량) 주행거리 407km-484.3km CO2 0g/km
글·리차드 레인(Richard La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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