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성 강한 멜로디에 익살스러운 춤을 가미한 ‘홍박사님을 아세요?’가 SNS를 장악 중이다. “그쪽도 홍박사님을 아세요?”라는 후렴구를 반복하며 춤을 추는 1분 내외의 댄스 챌린지 영상이 화제가 되면서, 일명 ‘홍박사 챌린지’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SNS에 ‘홍박사 챌린지’를 검색하면 다나카(김경욱), 엄지윤 등 인기 유튜버는 물론, 성인부터 어린아이까지. 일반인들도 세대를 막론하고 챌린지에 임하고 있다. 단순 반복되는 가사와 익살스럽지만 따라 하기 어렵지 않은 안무 덕분인지 초등학생을 비롯한 어린아이들의 챌린지 영상도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러나 ‘홍박사님을 아세요?’의 전체 가사와 이를 부른 코미디언 조훈의 부캐(부캐릭터) 조주봉의 콘셉트를 생각하면, 이 챌린지가 마치 유행처럼 번지는 것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조주봉은 유튜브 채널 ‘The 면상’에서 ‘49금을 넘나드는 화려한 춘담으로 전국의 여인들을 울리고 웃기는 꽃중년’ 콘셉트로 스탠드업 코미디를 선보이고 있다. ‘홍박사님을 아세요?’ 또한 그가 선보인 49금 에피소드에 등장한 ‘홍박사’라는 캐릭터를 활용한 것. 이에 해당 노래의 가사에도 다소 민망한 내용이 포함됐다. 가슴이 작은 것이 콤플렉스인 한 여성이 이 분야에서 유명한 홍박사를 찾아가 운동을 배웠는데, 버스정류장에서 이 운동하는 여성을 목격한 남성이 “그쪽도 홍박사님을 아냐”고 묻는 것이다.
19금 판정을 받을 만큼 선정적이거나, 외설적인 내용이 포함된 것은 아니다. 다만 그럼에도 초등학생 또는 그 이하의 어린아이까지 이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것에 대해 걱정 어린 시선들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유튜버 랄랄이 클럽 등에서 여성들이 기싸움을 하는 콘셉트의 캐릭터 활용한 음원 ‘스퀘어 아이즈’ 발매한 바 있다. ‘스퀘어 아이즈’ 역시 “언니 저 맘에 안들죠? 눈을 왜 그렇게 떠? 눈 세모나게 떠 눈 네모나게 떠”라는 단순한 가사, 특유의 표정 연기가 가미된 재밌는 안무가 담긴 챌린지 영상을 통해 화제가 된 사례다.
최근 포인트 안무를 따라 추는 챌린지가 가수들의 기본 마케팅이 된 가운데, 아예 음원 발매 단계에서부터 이를 본격 겨냥하는 유튜버들까지. 챌린지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셈. 다만 ‘스퀘어 아이즈’ 또한 과거 두 여성 연예인들의 논란이 됐던 다툼 속 “언니 저 마음에 안 들죠”를 밈으로 활용한 점, 여적여(여성의 적은 여성)라는 여성들을 향한 틀에 박힌 시선을 반복했다는 점에서 ‘유행의 수준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걱정을 자아냈다.
물론 현재도 얼음물을 뒤집어 쓰는 동영상을 SNS에 게재, 다음 도전자를 지목하며 기부를 이어가는 루게릭병 환자를 돕기 위한 챌린지가 이어지고 있는 되는 등 챌린지의 순기능이 없지는 않다. 댄스 챌린지 또한 친구 또는 가족과 함께 흥을 즐기며 이를 즐겁게 공유하는 놀이로 보면 긍정적인 측면이 없지 않다. 1분 내외의 영상에 집중을 하는 만큼, 전체 가사나 곡의 의도까지는 고려하지 않는 경우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미국 등 해외에서는 위험하고 자극적인 콘텐츠를 따라 하다가 위험에 빠지는 청소년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사회적인 문제가 되는 등 챌린지 문화가 청소년을 비롯한 어린 연령층에서 유행 중인 것을 고려했을 때 그 부작용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챌린지의 본 의도를 즐겁게 즐기기 위해서는 생산자도, 소비자도 더 깊은 고민을 동반하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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