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 정유미의 유니크한 매력을 담은 [보그 코리아] 9월 호 화보를 공개했다. 은 행복한 신혼부부 현수(이선균)와 수진(정유미)을 악몽처럼 덮친 남편 현수의 수면 중 이상행동,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정유미는 영화 에서 수면 중 이상행동을 벌이는 남편 ‘현수’(이선균)로 인해 매일 밤 악몽 같은 상황에 놓이는 아내 ‘수진’ 역을 맡아, 피할 수 없는 공포를 돌파하고자 두려움에 정면으로 맞서는 인물을 그린다.
이번 화보는 특히, 침대와 베개 등 ‘잠’을 연상시키는 일상적인 소품들 속에서 오묘한 분위기를 뿜어내는 정유미의 모습은 ‘수면 중 이상행동’이라는 독특한 설정을 통해 신선한 스토리를 예고하는 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리뷰:포테이토 지수 80%] ‘잠’, 무의식이 만든 현실공포
“누가 들어왔어”
자다 말고 몸을 일으켜세운 현수(이선균)가 등을 돌린 채 하는 말에 수진(정유미)은 의아해한다.
이때부터 현수의 이상행동이 시작된다. 자면서 피가 날 정도로 얼굴을 박박 긁어대는가 하면, 한밤중에 생고기며 날달걀을 입 속에 욱여넣는다. 급기야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려고 하기까지. 잠만 자면 딴 사람이 되는 남편의 모습에 수진의 불안감은 커져간다.
‘잠’은 남편의 수면 중에 일어나는 기이한 일로 인해 단란한 일상을 잃게 되는 신혼부부의 이야기를 그린다. 무명의 배우인 현수는 수면장애 때문에 배역을 놓쳐 일거리를 잃은 것이 아내에게 미안하고, 임산부 수진은 ‘둘이 함께라면 극복 못 할 문제는 없다’고 달래며 남편의 치료를 열심히 돕는다.
견고할 것 같았던 이들 부부의 관계는, 현수의 이상행동이 심해지면서 균열이 생긴다. 처음에는 걱정하는 정도에 그쳤던 수진은, 특정 사건을 계기로 두려움을 넘어서서 신경질적이고 히스테릭하게 변한다. 영화는 수진의 불안정한 심리상태를, 클로즈업한 정유미의 얼굴로 보여주는데, 갈수록 생기를 잃고 눈빛이 흐려지는 그의 얼굴 변화가 인상적이다. 정유미는 수진이 느끼는 불안감, 공포감, 예민함을, 단계적으로 섬세하게 표현해낸다.
‘잠’은 신혼부부에게 들이닥친 수면장애를 통해 관계와 일상을 망치는 정신적 심리적 문제에 주목한다. 하는 일이 잘 되지 않아선지 수면장애를 겪는 현수와, 그런 남편을 지켜보며 피폐해져가는 수진의 모습에는, 팍팍한 세상살이와 원만하지 못한 대인관계로 스트레스와 불안감에 시달리는 현대인의 모습이 투영돼있다.
수면장애를 극복하려는 수진과 현수의 노력은, 어찌 보면 이성과 비이성, 의식과 무의식의 대결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성이 비이성에, 의식이 무의식에 잠식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 순간 영화가 묘사하는 장면들은 현실 속의 일상을 위협하는 사건들과 오버랩되며 인간의 정신세계를 주목하게 한다.
영화는 여기에 무속신앙 요소를 가미해 한국적 정서도 담는다. 이러한 요소가 긴장감과 스릴을 높이지만 이야기의 목표점을 흐릿하게 만드는 면도 없지 않다. 영화가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데에는 정유미 이선균 두 배우의 지분이 크다는 점도 짚지 않을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은 일상적 소재와 장르적 재미로 인간 내면의 일부분을 흥미롭게 조명하는 비범한 영화다.
‘잠’은 봉준호 감독의 ‘옥자’ 연출팀에 참여한 유재선 감독의 첫 장편 영화로, 지난 5월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 주간에 초청됐다. 데뷔작으로 칸의 러브콜을 받은 신인감독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감독 : 유재선 / 출연 : 정유미, 이선균 / 개봉 : 9월6일 / 등급:15세 이상 관람가 / 장르 : 미스터리 / 러닝타임:9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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