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IA 덕아웃에 비밀병기가 산다.
대타 작전에 성공해 승부를 가르는 것만큼 짜릿한 일이 있을까. 어떻게 보면 KIA가 1년에 한~두 번 ‘있을까 말까’한 케이스로 이겼다. 19일 대구 삼성전서 2-5로 뒤진 7회초 1사 1루서 대타 이우성의 좌우월 투런포가 결정적이었다.
KIA는 1-5로 뒤진 7회초에 상대 실책으로 1점을 내면서 흐름을 탔다. 김태군 타석에서 김종국 감독이 움직였다. 좌타자 고종욱을 냈다. 삼성 마운드가 우완 이승현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선택. 삼성 박진만 감독이 좌완 이재익을 마운드에 올리자 김 감독은 고종욱을 그대로 빼고 우타자 이우성을 넣은 승부가 주효했다.
경기 도중에 투입되는 야수는 한 타석에도 들어서지 않고 교체될 수 있지만, 투수는 최소 한 타자를 상대해야 교체 가능하다. 이우성이 이재익에게 2B서 3구 낮게 떨어진 투심을 잡아당겨 1점차로 추격하는 투런포를 터트렸다. 이후 KIA는 김도영~박찬호~최원준으로 이어지는 트리플세터의 연속안타와 나성범의 희생타로 승부를 뒤집었다.
사실 박진만 감독도 KIA의 이우성 투입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고 봐야 한다. 이재익이 좌완이지만 조타자(0.302)보다 우타자(0.235)에게 더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야구는 언제나 데이터대로 흘러가는 건 아니다. 이우성이 기가 막히게 걷어올렸다. 이재익의 실투는 아니었다. 이우성의 한 방이 결승타는 아니었으나 승부 흐름을 뒤흔든 한 방인 건 분명했다.
알고 보면 올 시즌 KIA의 대타 타율은 좋은 편이다. 0.231로 0.317의 롯데, 0.237의 KT에 이어 리그 3위다. 리그 최강 타선을 자랑하는 LG(0.227)보다 애버리지가 약간 더 높다. 대타 타율이 0.250만 돼도 좋다는 게 일반론이다.
현실은 2할5푼을 넘긴 구단이 롯데가 유일하다. 그만큼 대타 성공이 어렵다. 벤치에 앉아있다가 갑자기 나와서 결정적 한 방을 치는 게 쉽지 않다. 더구나 대타가 나올 때는 박빙 승부일 때가 대부분이니, 마운드에는 필승조일 때가 많다.
사실 KIA 라인업의 이름값, 무게감만 치면 LG에 뒤지지 않는다. 그런데 실제로 나성범과 김도영, 최원준의 가세로 완전체를 이룬 뒤 대타 파워가 세진 건 사실이다. 이우성, 고종욱, 이창진 중 2명이 대타로 대기한다. 나성범의 복귀만 아니었다면 이런 대타 라인업은 성사되기 어렵다.
나성범 복귀 후 이우성이 주전을 지켰다. 그러나 김종국 감독은 최근 상대 라인업, 컨디션 등에 따라 외야 구성에 조금씩 변화를 준다. 19일 경기 선발 좌익수는 이창진이었다. 대타 타율만 봐도 이우성이 0.417, 고종욱이 0.267, 이창진이 0.438이다. 여기에 백업 내야수 변우혁도 현 시점에선 대타 신분이다. 일발장타력이 있어서 상당히 위협적이다.
KIA는 김선빈의 복귀로 완전체 라인업을 운영한다. 기본적으로 주전들이 승부처에 해결해줘야 좋은 경기력이 나온다, 그러나 주전들이 매일 잘 하긴 어렵다. 때문에 대타 요원들의 준비도 중요하다. 벤치의 타이밍 캐치 역시 중요하다. 대타 작전이 성공하면 백업들은 희망을 갖고, 주전들은 건전한 긴장감도 갖는다. KIA로선 여러모로 19일 경기 승리가 의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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