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프로야구 대표적인 응원가 하면 롯데의 ‘부산 갈매기’를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지난 6년 동안 부산 갈매기는 봄, 여름에만 들을 수 있었다. 지난 2017년 이후 6년 동안 롯데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롯데는 지난겨울 대대적인 전력 보강을 선언하며 스토브리그 큰손으로 선수들을 쓸어 담았다. 오랜만에 시원하게 지갑을 연 롯데가 가장 먼저 영입한 선수는 유강남이었다. 유강남은 31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부상 없이 소화한 선수였다. 그리고 리그 최고의 프레이밍으로 투수들이 가장 선호하는 포수기도 했다.
과거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강민호를 삼성으로 떠나보낸 뒤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렸던 롯데는 FA 시장이 열리자마자 포수와 접촉했고 유강남 영입에 성공했다. 4년 80억 원이라는 예상보다 높은 금액에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유강남 영입이 롯데에 큰 힘이 될 거라는 건 모든 전문가가 인정한 사실이었다.
시즌 초 유강남은 롯데 젊은 투수들을 잘 이끌며 호평받았다. 하지만 공격력이 문제였다. 올 시즌 8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29 58안타 6홈런 31타점 OPS 0.649 WAR 091에 그치고 있다. 모든 공격 지표가 커리어로우다.
더군다나 지난해까지 부상 없이 꾸준히 안방을 지켰던 유강남이었지만 올 시즌은 부상으로 자리까지 비웠다. 지난달 28일 KIA와의 경기에서 스윙하다 좌측 내복사근이 파열되는 부상을 당해 치료에 전념했다. 그리고 지난 17일 부상 후 3주 만에 돌아왔다.
현재 롯데는 매 경기 포스트시즌을 치른다는 각오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험 많은 유강남의 복귀는 서튼 감독을 미소 짓게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보여줬던 유강남의 모습이라면 80억 포수라도 주전 자리를 보장할 수 없다.
백업 포수 정보근과 손성빈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정보근은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시즌 타율 0.404 기록 중이다. 표본이 적긴 하지만 상동에서 흘렸던 땀방울의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손성빈은 135km가 넘는 레이저 송구 속도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타고난 강한 어깨에 심심치 않게 안타를 때려내며 롯데의 차세대 포수로 각광받고 있다.
반면 아직 80억 몸값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유강남이지만 이제 보여줄 때가 됐다. 롯데는 20일 현재 50승 53패를 기록하며 리그 7위로 떨어져 있다. 5위권 팀들과 1.5게임 차밖에 나지 않아 언제든지 5위 복귀가 가능하다. 이런 박빙의 승부일수록 경험 많은 포수의 존재가 중요하다. 과연 유강남이 젊은 투수들을 잘 리드해 안정적인 마운드로 만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롯데 팬들은 ’지구 최대의 노래방’이라 불리는 사직야구장에서 가을 부산 갈매기를 목청껏 부를 그날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부상에서 돌아온 80억 포수 유강남 / 고척돔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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