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차혜미 기자] 이효리의 다음 스텝은 어디로 향할까.
17일 MBC FM4U ‘배철수의 음악캠프’에는 휴가를 떠난 배철수를 대신해 가수 이효리가 스페셜 DJ로 나섰다. 이효리는 “배철수 선배님이 휴가를 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제주에서 올라왔다. 보이는 라디오라고 해서 압구정 가서 헤어 메이크업하고 티셔츠도 사서 입고 왔다”라며 청취자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이날 이효리는 ‘스쿨 오브 락’ 코너의 임진모 음악평론가와 이야기를 나눴다. 임진모는 “댄스가 가지는 매력도 있지만 역사를 보여주는 것들이 10대, 20대 여성과 남성들에게 무게감을 주는 것 같았다”라며 최근 종영한 ‘댄스가수 유랑단’을 극찬했다. 그러면서 “다시 해야죠”라고 덧붙였다.
이에 이효리는 “이제 그만 해야할 것 같다”라며 “너무 과거에 산다고 하니까 이제는 미래로 나아가야 할 것 같다”라고 답했다.
논란을 의식한 듯한 답변이었다. 최근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이효리와 ‘댄스가수 유랑단’ 측이 과거 콘텐츠를 지나치게 이용하는 ‘추억팔이’를 하고 있는 것 같다는 비판이 나왔다.
영화평론가 김도훈도 본인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계정을 통해 “이효리가 요즘 안타깝고 안쓰럽다. 김태호와 과거 울궈먹기 예능만 몇 년 째 하고 있는 이유를 도무지 모르겠다”라며 이효리의 예능 행보를 ‘추억팔이’라고 지적했다.
이효리와 김태호PD의 만남은 지난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2020년은 이른바 ‘부캐’ 열풍이었다. 유재석 역시 MBC ‘놀면뭐하니?’를 통해 트로트 가수 ‘유산슬’로 변신해 ‘합정역 5번 출구’ 등 노래를 내며 사랑받았다.
‘놀면뭐하니?’ 제작진은 여름 틈새 시장을 공략하자며 혼성그룹을 제안했고 그렇게 이효리와 비가 합류, 3인조 혼성그룹 ‘싹쓰리(SSAK3)’가 탄생했다. 싹쓰리의 효과는 대단했다. 이들이 발표한 ‘다시 여기 바닷가’, ‘그 여름을 틀어줘’ 등은 당시 여름을 강타하는 히트곡이 됐다. 싹쓰리 활동 종료 이후 이효리는 엄정화, 제시, 사와 프로젝트 걸그룹 환불원정대를 결성했다.
2022년에는 ‘서울체크인’, ‘캐나다체크인’으로 김태호PD와 다시 조우했다. ‘서울체크인’에서 이효리는 김완선, 엄정화, 화사, 보아 등 네 명의 선후배와 만난 연말 시상식에서 ‘댄스 가수 전국 투어’에 대한 의견을 냈다. 그렇게 이효리가 낸 아이디어가 프로그램으로 탄생한 것이 ‘댄스가수 유랑단’이다.
‘댄스가수 유랑단’은 진해 군항제 폐막식을 시작으로 전남 여수에서 게릴라 버스킹 공연, 광양에서 미니 콘서트를 열었다. 기습 공연은 물론 대학교 축제에도 깜짝 등장해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5명의 경력 도합 129년, 방송 초반에는 대한민국에서 내로라 하는 댄스가수 5명이 전국을 유랑하며 매 무대마다 각기 다른 주제로 솔로 무대들을 펼치는 것이 시청자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다만 방영 내내 ‘신선’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효리는 ‘유고걸’와 ‘텐미닛’, 엄정화는 ‘배반의 장미’와 ‘Poison’, 김완선은 ‘리듬 속의 그 춤을’,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무대를 반복했다. 보아도 ‘NO.1’, 화사는 ‘멍청이’ 무대만 선보였다.
최근에서야 서로의 히트곡을 바꿔 부르거나 5명의 합동 무대를 펼치는 등 변화를 줬지만 서사가 길어지는 과정에서 시청자들이 탈주했다. 방영되는 동안 그림이 다 똑같았다는 지적이다. 이렇게 이효리는 계속해서 누리꾼들로부터 “과거를 추억하는 예능에만 출연한다”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해당 논란을 의식해서일까. ‘댄스가수 유랑단’에서 이효리는 “사람들이 ‘옛날이랑 똑같다’는 말을 많이 하시더라. 기분이 좋으면서도 100% 좋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똑같으면 안 되고 더 나았으면 좋겠는 욕심이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효리 본인 역시 기존의 모습에서 벗어나 ‘변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추억팔이’ 지적을 쿨하게 받아들이며 논란에 직접 부딪힌 이효리다. 이제 그가 다음 밟을 스텝은 어떤 것이 될까. 이효리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차혜미 기자 chm@tvreport.co.kr / 사진=TV리포트 DB, MBC FM4U ‘배철수의 음악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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