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았던 ‘잼버리’…폭염·위생 문제로 파행
전국 ‘체험 프로그램’으로 뜻깊은 시간도
1~12일 전북 새만금을 포함해 우리나라 전역에서 진행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세계잼버리)가 12일 막을 내렸다. 폭염과 위생 문제, 전국서 이뤄진 문화 체험 프로그램과 ‘피날레’였던 K팝 콘서트까지 12일 간의 잼버리를 돌아본다.
시작부터 ‘폭염’으로 온열질환자 속출
세계잼버리 대회는 1일 전세계 158개국에서 14~17세 청소년 4만3281명이 참가한 가운데 전북 새만금 간척지에서 개막했다.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개막하자마자 폭염과 열악한 시설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개막 첫날부터 온열질환자가 속출했다.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1일 스웨덴·미국 등에서 온 외국인 19명과 한국인 학생 2명이 열사병·고열·탈수 증상 등을 호소해 잼버리 병원으로 이송됐다.
대회 이틀 째인 2일 약 2시간 30분 가량 진행된 개영식에서도 폭염으로 인해 100여 명이 탈진하거나 실신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에 세계잼버리 조직위원회는 안개 분사 시설 57개와 덩굴 터널 7.4㎞, 그늘 쉼터 1720곳을 만드는 것으로 폭염 대책을 세웠다.
열악한 시설·위생 문제도
2일 스카우트 대원들에게 제공된 음식에서 위생 문제가 나타나기도 했다. 대원들에게 공급된 구운 달걀에 곰팡이가 피어 식약처가 전량 회수에 나섰다.
야영의 기본 시설 중 하나인 화장실도 구설에 올랐다. 잼버리 참가자들은 화장실의 위생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좌변기가 모두 막혀 불편을 겪었다. 맷 하이드 영국 스카우트연맹 대표는 7일 로이터에 “우리는 화장실을 충분히 자주 청소하지 않는 점이 걱정됐다”며 “그곳은 안전하지 않았고 쓰레기도 쌓여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폭염·위생 등 문제로 4400여 명으로 가장 많은 대원이 참여한 영국과 1500여 명이 참여한 미국 스카우트 대표단은 6일 조기 퇴영 결정을 내리고 새만금 현장을 떠나기도 했다.
“정부 주도” 안정 찾아간 새만금
파행 위기에 놓인 잼버리를 위해 정부가 직접 나섰다. 정부는 4일 부족한 야영장 기반 시설을 충원하기 위해 잼버리 예비비 69억원의 집행을 의결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금부터 대한민국 중앙정부가 전면에 나서서 마지막 한 사람의 참가자가 새만금을 떠날 때까지 안전관리와 원활한 대회 진행을 책임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현장에 생수와 얼음, 화장실 등 물자들이 보충되면서 현장은 안정을 점차 찾아갔다.
태풍 ‘카눈’ 북상…’전국 잼버리’로
7일 제6호 태풍 ‘카눈’의 경로가 당초 예상보다 서쪽으로 변경되면서 한반도를 관통할 것이라는 예보가 나오면서 정부와 세계스카우트연맹은 야영장 철수를 결정했다.
8일부터 세계잼버리 참가자들은 서울·경기 등 전국 8개 시·도에 마련된 숙소로 이동했다. 이에 따라 전국 지자체들은 체험 프로그램 마련에 나섰고, 대원들에게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계기가 됐다.
경기도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수원화성 등 전통문화체험을 제공했고, 서울시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역사박물관·하이커 그라운드 등 공간에서 역사 및 문화 체험이 이뤄졌다. 10일 국립중앙박물관을 방문한 영국 스카우트 대원들은 “인장 만들기 체험이 매우 흥미롭다”며 즐거움을 내비쳤다.
폐영식과 K팝콘서트로 마무리
세계잼버리 참가자들이 가장 기대한 프로그램 중 하나인 K팝콘서트로 대회는 공식적으로 막을 내렸다.
11일 오후 5시30분부터 폐영식과 K팝콘서트가 차례로 열리며 잼버리의 폐막을 알렸다. 이날 폐영식에서는 한국 대원이 차기 세계잼버리 개최국인 폴란드 대원에게 스카우트 연맹기를 건네주는 전달식이 진행됐다. 이후 진행된 K팝 콘서트에서는 뉴진스, NCT드림, 아이브 등 19개 팀이 참여해 화려한 무대를 펼쳤다.
K팝콘서트까지 공식적인 행사가 종료됨에 따라 각 국가는 계획에 따라 출국한다. 일부 국가는 한국에 더 머물며 지역 문화·체험 등 일정을 지속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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