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신축공사장 붕괴 사고’로 숨진 베트남 형제들의 빈소가 마련된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 장례식장.
11일 베트남 형제가 숨진 지 사흘이 지났지만 장례식장 내 오가는 조문객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적막한 분위기였다.
30세와 22세인 이들 형제는 지난 9일 경기 안성시 옥산동의 한 신축상가 복합건축물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붕괴사고로 숨졌다.
9층 규모의 해당 건물의 9층 바닥이 8층으로 무너져 내려가면서 작업자 3명이 매몰됐다. 그러다 1명은 스스로 빠져나와 목숨을 부지했지만 이들 형제는 끝내 눈을 뜨지 못했다.
유가족 측은 ‘한날 한시’에 이들을 떠내보내 그런지 말을 아꼈다. 형제의 빈소에는 울음소리만 연신 들릴 뿐이다.
빈소를 지키며 찾아온 조문객을 맞이하는 형제들의 일부 지인은 베트남인도 있었다.
형제들의 발인 날짜는 미정이다. 이에 대해 한 한국인 유가족은 “공사를 맡은 회사 측과 아직 합의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발인 날짜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취재를 최대한 자제해달라”고 요구했다.
빈소를 지키는 베트남인도, 몇 시간 만에 찾아온 베트남 조문객도, 모두 말을 아꼈다.
빈소로 들어가는 입구 옆으로 형제들의 죽음을 애도하는 근조화환 대부분 베트남어로 된 것이었다.
형인 A씨(30)는 6~7년 전에 한국에 왔고 동생인 B씨(22)는 2년 전에 한국에 온 것으로 알려졌다. 형제를 잘 아는 지인들은 ‘우애좋은 형제’라고 기억하고 있다.
A씨의 아내는 베트남인으로 이들 셋이 한 지붕아래 살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 아내 역시, 생계에 보탬이 되고자 청소부로 일했고 그러기에 ‘코리안드림’도 함께 꿈 꾼 것으로 보인다.
사고 소식에 현지에 있는 큰 충격을 받은 부모는 지인을 통해 유족대신, 형제의 정자를 채취 가능한지 보건당국에 문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행법상 불가능하다.
앞서 지난 9일 오전 11시49분께 안성시 옥산동의 한 신축상가 복합건축물 붕괴사고로 A씨와 B씨 등 2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당시 9층에서 바닥 콘크리트 타설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바닥면을 받치던 거푸집(가설구조물)과 동바리(지지대) 등 시설물이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붕괴된 것으로 추정된다.
B씨는 낮 12시25분께, A씨는 같은 날 오후 1시6분께 각각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병원에서 최종 사망판정을 받았다.
경찰은 A씨의 유가족에게 임시거처를 마련해주고 부상자들에 대해서도 필요한 부분을 제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경기남부경찰청은 사고직후, 강력범죄수사대를 중심으로 49명을 투입한 수사전담팀을 구성했다.
경찰은 현재 공사현장 관계자와 목격자를 상대로 본격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또 구체적인 경위를 이들의 진술로부터 확보하고 사고현장 주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상황을 면밀히 살필 방침이다.
현재 소방당국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기관과 합동현장 감식에 대한 일정을 조율 중이다.
경찰은 수사를 통해 범죄 혐의점이 있는 대상자가 있다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해 입건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고용노동부는 시공사 기성건설㈜를 상대로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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