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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짝지근해’ 유해진 “중년 로맨스 아닌 새콤한 사랑 이야기로 다가가길”[TEN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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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 웃음이 매력적인 배우 유해진은 장르에 따라 낯선 얼굴을 보여준다. 그 얼굴 위에는 시니컬한 표정이 얹어지기도 하고, 아이처럼 순수한 모습이 투영되기도 된다. ‘달짝지근해’에서 유해진은 사랑을 모르는 남자 ‘치오’로 변신해 로코 장르 특유의 간질간질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유해진은 ‘달짝지근해’가 중년 로맨스라는 선입견보다는 그냥 사랑 이야기로 비춰졌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유해진은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영화 ‘달짝지근해:7510′(감독 이한) 인터뷰에 나섰다.

‘달짝지근해’는 과자밖에 모르는 천재적인 제과 연구원 치호(유해진)가 직진밖에 모르는 세상 긍정 마인드의 일영(김희선)을 만나면서 인생의 맛이 버라이어티하게 바뀌는 이야기다. 배우 유해진은 중독적인 맛을 개발하는데 일가견 있는 천재적인 미각을 소유한 제과 연구원으로 집, 차, 연구소만 아는 극 내향인 ‘치호’ 역을 맡았다.

기술 시사를 통해 처음으로 영화를 봤다는 유해진은 “기술 시사 때 처음 봤다. 고민했던 것 중에 하나가 뒤에 치오가 짠하게 느껴졌다. 재미도 있어야 하니까 그런 부분이 어떻게 나올지 걱정됐다. 어떤 반응이 나올지 알 수가 없다. 제가 생각했던 웃음 요소들이 있는데, 잘 살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세레나데’를 하는 장면과 약국신이 시나리오를 읽을 때, 가장 재밌던 요소였다. 그 부분이 재밌었다고 이야기를 해주셔서 안심했던 것 같다”라며 개봉을 앞두고 설레고 긴장되는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영화 시사회를 보러 온 윤제균 감독과의 일화를 밝히기도 했다. 유해진은 “윤제균 감독님은 ‘팩트만 보냅니다. 재미 감동 완성도 면에서 최고로 좋은 것 같다’라고 문자를 보내셨더라. 인사차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으셨던 것 같다. 더불어 ‘결정적으로 많이 웃었고, 세 번 이상 울었다. 특히 해진 씨 연기가 좋았다. 다음에는 정통 멜로로 해도 좋을 것 같다. 해진 씨 눈물 연기도 압도적이었다’라고 하더라”라고 수줍게 말했다.

‘달짝지근해’는 로코 장르인 만큼 귀엽고 새콤한 사랑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그만큼 웃기지 않고 공감이 가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라는 걱정도 많이 했다고. 그는 “특히 코믹 장르는 무서운 점이 많다. 전작 ‘올빼미’ 같은 경우에는 이야기를 따라가는 영화이다 보니 웃음이 크게 중요하지는 않다. 하지만 코믹 영화는 ‘재밌자고 찍었는데 반응이 시큰둥하면 어떻게 하지’라는 걱정을 많이 했다. 시사회 이후, 반응이 좋다고 하니 조금은 안도가 됐다. 하지만 이미 개봉한 작품이나 같은 날 개봉하는 작품들도 있다 보니 신경이 쓰인다”라며 떨리는 마음을 밝혔다.

또한 ‘달짝지근해’는 사랑을 잘 모르는 순수하고 순진한 남자 치오만큼이나 귀여운 유해진의 연기가 인상적인 작품. 이에 유해진은 “아무래도 내가 귀여우니까. 진짜 귀엽다는 말과 편하다는 말을 들었다. 이 영화는 심각하게 볼 영화가 아니라 진행되는 대로 볼 수 있는 영화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작품을 준비하면서 연출을 맡은 이한 감독님을 많이 참고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유해진은 “감독님이 원체 순둥이다. ‘달짝지근해’의 치오 같은 느낌이다. 맨날 땅만 보더라”라고 말했다.

‘달짝지근해’는 유해진의 첫 로코라는 점과 함께 ‘드림’, ‘극한직업’ 등의 연출을 맡은 이병헌 감독의 각본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유해진은 “이병헌 감독님을 한번도 뵌 적은 없다. 만약 이병헌 감독님이 연출했다면 다른 작품이 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병헌 감독의 통통 튀는 부분과 이한 감독의 따스한 부분이 섞여서 좋은 작품이 나온 것 같다. ‘사람냄새’가 나는 쪽으로 가지 않았을까 생각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제작보고회에서 유해진은 “상대역인 김희선 배우에 관해 걱정이 많이 된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이에 관해 유해진은 “아마 상대역이 어떤 배우라도 다 걱정이 됐을 거다. 더군다나 사랑을 이야기하는 영화인데 호흡이 다르면 어떻게 하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일로만 할 수는 없는 부분들이 있지 않나. 김희선 배우와 함께 촬영하면서 너무 행복하게 촬영했다”라고 답했다.

이어 “촬영 현장에서도 스태프들이 미어캣처럼 김희선 배우가 오기만을 기다리더라. 나중에는 심지어 김희선 배우가 없는 날은 민망해질 정도였다. 다운된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배우인 것 같다. 찍는 내내 행복했다. 작품 쫑파티하면서 ‘제가 찍었던 많은 작품 중에 행복감으로 따지면 최고였던 것 같다’라고 말하기도 했다”라며 김희선 배우에 대해 고마움을 드러냈다.

‘달짝지근해’는 유해진의 첫 로코로 이전까지와는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정통멜로를 도전해볼 생각은 없냐고 묻자 “이야기만 집중하는 것 같다. 장르를 굳이 따지지는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극 중에서 유해진이 연기한 치오는 적극적으로 다가가기보다는 사랑에 서툰 모습을 보인다. 이에 관해 “그런 게 마음이 편하다. 남자가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조금 더 부담이 있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유해진은 ‘중년의 사랑’이라는 프레임이 씌워질까 봐 우려가 된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중년의 사랑 이야기라고 하면 선입견이 생길 것 같다. 그냥 새콤한 사랑 영화면 좋겠다. 어른들의 사랑이 아닌, 그냥 사랑 이야기로 보면 좋겠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연기를 하면서 어려운 점이 없었는지를 묻자 “예전의 말랑말랑하고 찹쌀떡 같은 그런 것이 남아있는 것 같다. 치오가 일영과 헤어졌다가 김밥집에서 만나는 장면이 있다. 일영이 ‘치오씨’라고 하면서 앉는 장면이었다. 그 장면에서 이 사람이면 어떻게 할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잊혔던 감정들을 많이 떠오르더라”라고 덧붙였다.

극 중에서 치오는 계획적으로 정해진 일정을 수행하는 극 J형의 인간. 이와 관련해 유해진은 “꼭 계획적으로 살지는 않는 것 같다. ‘언제 볼까?’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즉흥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더라”라고 말하며 자신은 INFP라고 밝혔다.

‘달짝지근해’에는 수위 높은 자동차 극장 신이 등장하기도 한다. 유해진은 “NG가 많이 났다. 그 전부터 걱정을 많이 했다. 영화적인 편집을 잘하면 재밌을 것 같고, 아니면 어색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행복하게 웃었던 날인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그 장면에서의 노출에 관해선 “더 적극적으로 한 부분도 있다. 원래는 그 정도로 노출이 되는 부분은 아니었다. 성격상 노출을 피하는 부분이 있는데 ‘달짝지근해’는 순수한 사람이 당황해하는 것이 보여지면 반대되는 것이 보일 것 같다. 바지가 내려가서 더 당혹스러운 것이 잘 살 것 같다. 좋았던 추억들이 더 짠할 수 있다는 추억이 들었다. 다 찍고 나서 ‘한 번만 더 하죠’라고 하고 애드리브로 ‘뭘 봐. 이 개XX야’라고 했다”라고 말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달짝지근해’가 어떤 작품으로 그려지길 바라냐고 묻자 “(제작보고회에서) 성인 버전 ‘소나기’ 같다고 이야기하지 않았나. 이들의 사랑이 때 묻지 않고 그려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두 사람이 상처가 있는 사람이지 않나. 순수한 사람들인 것 같다. 만나서 사랑이 꽃피워지는 것이 잘 그려질까를 생각을 많이 했다. 사랑만으로는 이 영화를 끌고 가기에는 부담이 있었다. 다른 작품보다 웃음이 필요했던 작품이었던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배우 유해진에서 ‘치오’ 만큼이나 순수한 사랑을 느껴본 적이 있느냐고 묻자 “20대 때에는 그런 사랑을 느껴본 적이 있다. 모든 사랑이 콩닥콩닥으로 시작하지 않나. 헤어지면 전화 또 하고 싶은 감정이 들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많이 무뎌진 것 같다. 옛날이 매우 그립다. 그런 떨림이 있을까”라며 아련하게 말했다.

‘달짝지근해’는 사랑에 관해 다루는 만큼, 그는 “순수한 것이 그립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소나기’처럼 냇가에서 손잡아 보고 싶어 하는 그런 것들이 ‘달짝지근해’ 하면서 많이 느꼈다. 치오는 사회에 잘 녹아들지 못하는 사람이지 않나. 그 사람에게 찾아온 사랑이 얼마나 크겠나. 처음으로 헤어지는 장면에서 인파로 들어갈 때, 그날 엄청나게 울었다”라고 촬영 비하인드를 밝혔다.

이어 “지문에는 ‘인파 속으로 사라지는 일영을 보며 멀뚱히 서있는다’라고 적혀있었다. 치오로 생각을 해보려고 하니까 잡지도 못하고 엄청날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 장면을 조금 더 길게 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게 아쉬운 장면 중에 하나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마지막으로 미들급 영화들의 필요성에 대해 “물론 큰 작품들도 훨씬 더 잘되었어야 한다고 본다. 솔직히 말하면 우리 영화가 2등이나 3등을 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큰 영화만 덩그러니 잘 되면, 계속 우리 같은 영화들도 투자가 되고 보는 사람도 다양함이 있는 것 같다. 소소한 이야기도 또 만들어지는 거다, 그래야 관객들도 안 질리는 것 같다. ‘안 블록버스터’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블록버스터 보고 싶지 않은 사람도 있다. ‘쾅쾅’거리는 작품보다 편하게 볼 수 있고 보고 나서 생맥주를 할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그는 “영화 시장이나 극장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서 손익분기점만 잘 넘기면 행복한 작업으로 마무리될 것 같다. 요즘은 그게 큰 욕심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영화 ‘달짝지근해’는 오는 8월 15일 개봉한다.

사진제공=(주)마인드마크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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