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한 중학생을 흉기 난동 사건의 가해자로 오해해 체포까지 했던 사건과 관련 황당한 해명을 내놨다.
지난 7일 유튜브 ‘MBCNEWS’는 ‘[자막뉴스] “살려주세요 전 그냥 중학생인데요!!” 집 앞에서 달리기하다 ‘봉변’ (2023.08.07/MBC뉴스)’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이날 MBC는 “잇따른 흉기 난동 사건으로 경찰이 ‘특별치안 활동’을 선포한 가운데 경기 의정부시에서 흉기 난동범으로 오해받은 한 중학생이 경찰 체포 과정에서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알렸다.
해당 사건은 지난 5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의정부시 금오동 칼부림 관련 오보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당시 자신을 피해 중학생의 아버지라고 밝힌 A씨는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과 함께 9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온몸에 상처가 난 A씨의 아들 모습이 담겨 있다. 특히 사진 속 아이는 팔다리는 물론이고 두피까지 벗겨져 있어 충격을 자아냈다.
경찰과 피해자 측에 따르면 당시 경찰에는 “의정부시 금오동 부용천에서 검정 후드티를 입은 남자가 칼을 들고 뛰어다닌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수색에 나선 경찰은 하천에서 검은색 후드티를 입고 뛰고 있던 A씨의 아들을 용의자로 특정하고 추격을 시작했다.
하지만 중학생인 A씨의 아들은 집 근처 하천가에서 운동 삼아 달리기를 하고 있었을 뿐, 흉기도 소지하고 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A씨는 커뮤니티 글을 통해 “사복경찰 2명이 아이에게 갑자기 신분도, 소속 공지도 없이 다짜고짜 ‘너 이리 와’라며 아이를 붙잡으려 했다더라”며 “아들은 칼부림 사건으로 어수선하다는 얘기를 듣고 있던 터라 겁이 나서 반대방 향으로 뛰다 계단에 걸려 넘어져 제압당했다”고 적었다.
이어 A씨는 “아들이 이러다 죽을까 싶어서 ‘살려달라. 저는 그냥 중학생이다’라고 소리 질렀지만 강압적으로 수갑을 채웠다”, “아이가 울며 전화해 지구대로 뛰어가 보니 전신에 찰과상을 입었고 피를 흘리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A씨는 “경찰 팀장이라는 분이 사과 한마디 없이 핑계만 댔다”며 “SNS에는 벌써 ‘금오동 칼부림 사건’이라는 제목으로 아들 사진이 돌고 있다”고 호소했다.
A씨 아들은 현재 전치 3주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이다.
한편 이와 관련해 경찰 측은 “당시 CCTV 영상을 보면 축구하던 아이들이 A씨 아들을 보고 달아났다는 등 어느 정도 수긍이 되는 상황에서 출동했다”며 “형사들이 검문을 위해 경찰 신분증을 꺼내려던 순간 아이가 도망가 넘어져 버렸다”고 주장했다.
또 경찰 측은 “한쪽은 제압하고 한쪽은 벗어나려는 그런 난감한 상황으로 벌어진 사고였다”고 주장해 경악을 더 했다.
해당 보도를 접한 누리꾼들은 “사과를 하라고. 피해자가 있는 사고잖아”, “공권력 조금 쥐어주니까 바로 그 시대로 가버리네”, “지금이 2023년인지 1983년인지…”, “무작정 오라고 했다는데 갔다가 해코지당할지 누가 아냐”, “실수를 했으면 사과하고 합당한 배상을 하라고”, “이래서 군경에 힘을 주면 안 되는 거임. 조금의 명분만 있으면 시민들 주무르려 하는 게 저 집단임” 등의 댓글을 남겼다.
이 가운데 한 누리꾼은 “신분증 보여주려 했다는 걸 믿어 준다 치자. 다만 보여주려 할 때 어떻게 말했냐가 문제”라며 “성인 남자 무리가 ‘너 이리 와’ 한다고 갈 사람이 있나? ‘경찰입니다’가 먼저 튀어나와야 할 말 아니냐?”라는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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