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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엔화가 900원대로 올라섰다. 7일 외환시장에서 원/엔화는 전 거래일보다 1.44원(0.16%) 내린 921.25원에 거래됐다.
엔화는 지난달 800원까지 떨어졌다가 90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BOJ가 긴축 기조로 선회해 물가 잡기에 돌입하며 엔화가 연말로 갈수록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 중앙은행(BOJ)는 지난달 28일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가 상한선인 0.5%를 어느 정도 벗어나도 용인하기로 결정했다. 단기 금리는 기존 -0.1%를 유지하기로 했다.
그동안 BOJ는 장기 금리의 기준이 되는 10년물 금리가 0% 안팎에서 움직이도록 통제하는 YCC(수익률곡선제어·Yield Curve Control) 정책을 펼쳐다.
금리 변동 상한을 미리 정해놓고 이를 넘어서면 중앙은행이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는 방식으로 금리를 낮추는 금융완화 정책이다. 시중에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고 일본 경제의 고질병인 디플레이션(장기 물가하락)에서 탈출하려는 취지다.
BOJ는 10년물 금리 변동 폭은 기존 ±0.5%를 유지했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금리가 0.5%보다 높아지더라도 추가로 국채를 매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BOJ는 “YCC 정책을 보다 유연하게 운용하겠다”면서 용인하는 장기 금리 상한을 1%로 제시했다.
BOJ가 긴축정책을 펼치면서 엔화는 연말이 갈수록 강세 압력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의 채권금리 하락과 균형환율 괴리 심회가 엔화의 몸값을 올릴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3일 장중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4.179%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11월 이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재 엔화 가치는 적정수준 대비 30%가량 저평가된 상황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미국 채권금리 하락과 균형환율 괴리 심화에 따라 앞으로 엔화 강세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안동현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은 국채를 워낙 많이 발행했기 때문에 단기간에 금리를 올릴 수 없다. 재정 적자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며 “당분간 엔화는 저평가 수준을 유지하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했다.
안 교수는 “환차익을 노리는 수요는 분명히 있겠지만 이른 시일 내에 엔화가 가격을 회복하기엔 어렵다.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장기 투자라고 하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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