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의 까까오톡》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수십억대 아파트는 거뜬히 살 수 있을 것 같지만 월세에 살 수밖에 없는 유명 연예인들의 속사정이 있다. 또한 알고 보면 연예인들에겐 월세살이가 ‘돈을 버리는 일’이 아닌 ‘현명한 선택’이 될 수도 있다. 절세와 사생활 보호라는 이유에서다.
그룹 씨스타 출신 가수 소유는 최근 유튜브 콘텐츠 ‘아침 먹고 가’를 통해 자신이 거주 중인 집을 공개했다. 이곳은 한남동에 있는 고급 아파트로, 월세 1200만원에 달한다. 이 금액이면 월세로만 연간 1억 4400만원, 5년간 7억 2000만원 남짓을 썼다.
MC 장성규는 이 아파트에 대해 “여기가 매매가 안 된다고 하더라. 연세로 하는 집이다”고 말했다. 소유 역시 “매매가 안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아파트는 2005년 이후 매매 거래가 없었다. 현재 3명의 공동 소유주가 한 부동산개발회사에 맡겨 운영하는 방식으로, 월세 거래만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임차인에게 1년치 월세를 한꺼번에 선납 받는 ‘연세’로 운영되고 있다.
가수 카더가든 역시 ‘아침 먹고 가’를 통해 밤섬이 보이는 한강뷰 아파트에 월세로 살고 있다고 밝혔다. 이곳의 월세 역시 약 500만원으로, 1년이면 6000만원이다. 박나래가 거주하는 한남동의 빌라도 월세 800~1200만원에 달한다. 성시경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한남동 빌라도 월세 약 1000만원으로 추정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서울 주택(아파트·연립다세대·단독주택 등) 평균 월세가격은 105만 6000원이었다. 유명인들은 평균치 5~10배 수준의 월셋집에 살고 있는 것이다.
평범한 이들에게 1년에 1억원 남짓 월셋집에서 호화로운 셋집살이를 한다는 건 어처구니없는 일일지도 모른다. 재력과 명성이 있는 연예인들이 ‘돈 자랑’을 하려고 호화로운 월세살이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연예인들에게는 오히려 월세가 더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
카더가든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아파트는 매매가 25~30억에 형성돼있다. 30억에 구매한다면 취득세만 1억 500만원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건물과 토지 등을 소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고가의 아파트까지 보유하게 될 경우 누진세율을 적용하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가 적게는 수백만원 많게는 수천만원이 발생할 수 있다. 해당 세금은 매년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국민건강보험 지역가입자일 가능성이 높은 연예인의 특성상 보유 자산이 늘어날 경우 건강보험료 역시 매월 수백만원에 달하는 등 부수적인 비용도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고급 아파트나 주택을 구매하게 되는 경우 세금 부담이 높다. 매매보다 월세, 전세가 메리트 있는 이유 중 하나다. 또한 일정 금액 이상의 월세는 세액공제를 받을 순 없지만 지출한 월세에 대한 소득공제는 받을 수 있다.
절세 외에 또 다른 이유로는 사생활 보호의 측면에서다. 악질적인 극성팬으로 인해 스타들이 사생활 침해를 당하고 있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김태희-비 부부는 한 스토커가 여러 차례 자택을 찾아와 문을 두드리고 미용실까지도 쫓아왔다며 스토커를 고소했고, 방탄소년단 정국은 집으로 배달음식을 보내지 말라며 사생팬에게 경고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구매한 집에 실거주할 경우 이사하기가 쉽지 않다. 거액의 고급 자택을 파는 데도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비싼 월세를 주고 고급 단지에 살지만 사생활 보호도 확실히 받고 차후에 이사도 비교적 쉽게 갈 수 있다는 점에서 연예인들이 월세 거주의 장점을 느끼는 대목이다.
매매의 경우 등기사항증명서에 이름, 생년월일, 주소 등 개인정보가 등재된다. 때문에 유명인들의 개인정보가 악용될 여지도 있다. 누구나 등기사항증명서를 열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전월세의 경우 주택임대차신고(임대차 계약 당사자가 계약 내용을 관할 신고관청에 공동으로 신고해야 하는 제도)라는 제도는 있지만 일반인이 해당 문서에 기재된 개인정보를 열람할 순 없다.
수입이 일정치 않은 연예인들의 특성상 월세를 부담할 능력만 된다면 매매보다 월세가 더 나은 선택지가 될 수도 있다. 또한 유명인으로서 사생활 보호도 어느 정도 보장받을 수 있다. 돈이 있더라도 굳이 월세에 사는 연예인의 속사정이 이러하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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