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기아 미국판매법인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1~7월 현지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17.6% 증가한 46만5263대를 판매했다.
가장 큰 증가폭을 보인 모델은 카니발이다. 카니발은 이 기간 85% 증가한 2만3107대가 판매됐다. 월 평균 판매량은 3301대로, 카니발이 월 3000대 판매를 넘긴 것은 2016년 이후 7년 만이다.
카니발이 미국 시장에 진출한 것은 2001년 1세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을 내놓은 이후다. 미국은 세계 최대 미니밴 시장이다. 카니발이 한때 미국에서 사용했던 세도나라는 이름도 미국 휴양지 이름에서 따왔다. 카니발은 2004년 월 평균 5000대 이상을 팔아치울 정도로 현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하지만 현지 미니밴 수요는 SUV에 잠식되기 시작했다. 미니밴은 넓은 실내공간을 바탕으로 가족을 위한 실용적인 차다. 다만 둔중해 보이는 외관과 떨어지는 오프로드 주행 능력 탓에 SUV에 서서히 밀려나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미니밴이 ‘기름 먹는 차’로 인식되며 인기가 급격히 식었다. 이 시기 카니발 판매량도 예년 절반 이하로 쪼그라들었다. 기아는 2012~2013년 카니발 미국 연간 판매량이 1000대 이하까지 떨어지자 철수까지 검토했으나, 3세대 풀체인지(완전변경)를 통해 반등을 모색하기로 했다.
실질적인 반격이 시작된 것은 지난해 4세대 카니발을 미국에 내놓고 나서다.
여기에는 SUV 감성을 추가한 디자인 승부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4세대 카니발은 앞바퀴 앞으로 튀어나온 차체를 줄이고 그릴 모양도 선이 자유롭게 교차하도록 디자인하는 등 SUV 같은 역동적인 느낌을 내려고 설계됐다.
또 기존에 갖고 있던 패밀리카 이미지를 버리기 위해 20여년간 유지해오던 세도나라는 미국 차명도 한국과 동일하게 카니발로 바꿨다. 식인을 의미하는 카니발리즘과 발음이 비슷해 포기했던 이름이지만 이제는 브랜드에 대한 자신감이 보인다.
그러면서 크라이슬러 퍼시피카, 혼다 오딧세이, 토요타 시에나 등 경쟁 차량 보다 다소 작았던 실내공간을 키워 약점도 보완했다.
지난달 카니발 미국 판매량은 5285대인데, 현지 1위 모델 토요타 시에나(6158대)와 900여대 차이가 나고 혼다 오딧세이(5240대) 보단 많은 판매고를 올렸다.
카니발의 단점은 제한된 파워트레인이다. 미국에선 3.5리터 V6 가솔린 엔진으로 출시됐다. 토요타가 지난 2020년 일찌감치 시에나 가솔린을 현지 시장에서 단종 시키고 하이브리드 모델만 판매하는 것과 비교된다.
기아도 친환경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연말께 예정된 카니발 4세대 페이스리프트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할 예정이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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