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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중국 ‘디리스킹’, 오해는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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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커플링 정책과 크게 다를 바 없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뉴시스

중국을 ‘유일한 경쟁자’로 지목하며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던 미국이 중국과 고위급 접촉을 이어가며 속도 조절에 나서는 듯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미국이 경제적 연관성 등 현실적 제약을 감안해 중국과의 ‘디커플링’이 아닌 ‘디리스킹’을 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관련 기조를 ‘오독’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하용 경희대 국제학과 교수는 1일 세종연구소를 통해 발표한 ‘바이든 행정부 후반기 대중 정책: 배제(decoupling)와 관리(de-risking)’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미국이 의도하는 디리스킹은 배제 정책은 유지하면서 위험은 대화를 통해 관리하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고 밝혔다.

유럽에서 등장한 디리스킹 개념에 기초해 미국이 대중국 정책 노선을 ‘변경’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지만, 이는 기술적 측면의 ‘미세 조정’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디리스킹은 지난 1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다보스 포럼에서 처음 사용한 표현으로, 지난 6월 EU의 공식적 대중국 정책으로 채택된 바 있다.

정 교수에 따르면, 유럽이 추구하는 디리스킹은 “핵심 자원과 생산품의 중국 의존을 축소하되 통상과 지구적 이슈에 대한 협력은 지속하겠다”는 전략이다.

경제 규모나 중요성 등을 감안할 때 중국 봉쇄 및 배제가 비현실적인 만큼,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으면서 대화·협력을 지속하는 ‘중도 전략’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반면 미국이 언급하는 디리스킹은 “중국과의 분리, 미중 무역 단절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 외에 현재의 중국 배제 정책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게 정 교수의 판단이다.

정 교수는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4월 워싱턴 싱크탱크 브루킹스 연구소 초청 연설에서 ‘미국식 디리스킹’에 대해 상세히 설명한 바 있다며 “대규모 비시장(nonmarket) 경제가 국제 경제 질서에 통합돼 심각한 도전들을 야기하는 현실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당연히 중국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특히 “(대)중국 정책 배경으로 미국이 직면한 국내외적 도전을 언급하며 지정학적 안보 경쟁을 국제적 도전으로 지적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17년 국가안보전략, 2018년 (미국의 대중국 정책을 총괄하는 커트) 캠벨의 분석, 2022년 국가안보전략에서 유지하고 있는 대중국 인식은 전혀 변화가 없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 교수는 “디리스킹이라는 새로운 수사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중국 견제 정책은 근본적으로 변화했다고 보기 힘들다”며 “변화가 있다면 핵심은 오히려 기존의 중국 배제 정책을 특정 분야에서는 보다 정교한 형태로 강화하되, 그에 수반될 수 있는 갈등·위험 관리를 제도화하려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결국 미국이 이야기하는 디리스킹은 그간 견지해온 대중국 견제 정책 효과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자 ‘세련된 디커플링’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데일리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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