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민은 자유형 400m 톱5 오르고, 이호준은 200m 6위
단체전 계영서 연이은 한국신기록 수립 등 ‘전체적인 전력 상승’ 확인
허윤서 6위, 이리영 9위 등 아티스틱 스위밍도 빛나는 성과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황선우(20·강원도청)만 바라보던 한국 수영이 2023 후쿠오카 세계선수권대회를 통해 시야를 넓혔다.
황선우와 함께 남자 수영 경영 르네상스를 이끌 이호준(22·대구광역시청)과 김우민(21·강원도청)이 세계 중심부를 향해 역영했고, 단체전에서 한국 신기록이 연거푸 탄생하며 ‘전체적인 전력 상승’을 확인했다.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아티스틱 스위밍에서도 결승 진출과 톱10 진입의 낭보가 이어졌다.
◇ 이호준·김우민의 도약…한국 수영의 르네상스
이번 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 출전한 한국 선수는 황선우뿐이 아니었다.
3레인 황선우, 7레인 이호준이 25일 일본 후쿠오카 마린메세 후쿠오카홀에서 열린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 진출해 수영모에 태극기를 새기고 함께 역영했다.
같은 종목에 2명의 세계선수권 출전 선수를 내보내는 것도 쉽지 않았던 한국 남자 수영이 자유형 단거리에서 2명을 나란히 결승에 올려놓는 새 역사를 썼다.
황선우는 1분44초42의 한국 신기록을 세우며 동메달을 수확했고, 이호준은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개인 처음으로 결승 무대에 올라 1분46초04로 역영해 6위에 올랐다.
김우민은 남자 자유형 400m 예선(3분44초50)과 결승(3분43초92)에서 연거푸 개인 기록을 경신하며 세계 톱5에 안착했다.
지난해 부다페스트 대회에서 3분45초64로 6위를 했던 김우민은 1년 사이에 기록을 1초72나 단축하며, 세계선수권 개인 최고 순위도 5위로 한 계단 올렸다.
김우민은 남자 자유형 800m에서는 7분47초69로 박태환이 2012년 8월 런던올림픽에서 세운 7분49초93을 2초24 당긴 한국기록도 세웠다.
박태환의 자유형 800m 기록은 2012 런던 올림픽 1,500m 경기 중 측정한 ‘800m 구간 기록’이다. 공식 800m 경기였다면 박태환이 기록을 더 단축했을 가능성은 크다.
하지만, 이를 감안해도 김우민이 달성한 기록은 한국 수영에 큰 희망을 안겼다.
황선우와 황금세대가 힘을 합한 계영에서는 더 큰 시너지를 발휘했다.
황선우, 이호준, 김우민, 양재훈(25·이상 강원도청)으로 구성한 남자 계영 800m 대표팀은 예선에서 7분06초82의 한국 기록을 세우더니, 결승에서는 7분04초07로 기록을 더 단축했다.
결승에서 6위를 해 세계선수권 첫 단체전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에이스 황선우가 몸살감기 탓에 100% 몸 상태가 아닌 상황에서도 한국 신기록을 세워 “체력 관리만 잘하면 세계선수권 메달도 노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지유찬(20·대구광역시청), 양재훈, 허연경(17·방산고), 정소은(27·울산광역시청)이 작성한 혼성 계영 400m 한국 신기록(3분27초99), 이은지(17·방산고), 최동열(24·강원도청), 김영범(17·강원체고), 허연경이 합작한 혼성 혼계영 400m 한국 신기록(3분47초09)도 한국 수영의 성장을 증명하는 징표였다.
후쿠오카에서 얻은 자신감은 9월 개막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메달 획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항저우에서 한국 수영 경영은 2010년 광저우 대회(금메달 4개, 은메달 3개, 동메달 6개)를 넘어, 아시안게임 역대 최다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 허윤서·이리영·변재준·김지혜 모두 결승 경험…한국 아티스틱의 자산
한국 아티스틱 스위밍 대표팀은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에 출전한 허윤서(17·압구정고), 이리영(22·부산수영연맹), 변재준(20), 김지혜(19·이상 경희대)가 모두 결승 무대를 밟는 값진 경험을 했다.
한국 아티스틱 스위밍은 이번 세계선수권 4개 종목에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최초의 기록’도 쏟아졌다.
허윤서는 솔로 프리에서 29명 중 4위를 차지해 12명이 겨루는 결승 무대에 오르더니, 결승에서는 6위를 했다.
종전 한국 아티스틱 스위밍의 세계선수권 최고 성적은 1998년 호주 퍼스 대회에서 단체전에서 거둔 8위였다.
솔로 종목에서는 이번 후쿠오카 대회 솔로 테크니컬에서 이리영, 1998년 호주 퍼스 대회 때 최유진이 달성한 9위다.
허윤서는 한국 아티스틱 스위밍 역사상 누구도 달성하지 못한 세계선수권 6위에 오르며 새 이정표를 세웠다.
허윤서에게 ‘최고 순위’ 기록을 넘겨주긴 했지만, 이리영도 솔로 테크니컬 결승에서 9위에 오르며 한국 수영을 들뜨게 했다.
변재준과 김지혜는 한국 선수 최초로 출전한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아티스틱 스위밍 혼성 듀엣 경기에서 테크니컬과 프리 모두 결승에 진출했고, 10위에 올랐다.
혼성 듀엣 테크니컬에서는 예선 6위로 결승에 올라 10위로 경기를 마쳤다.
프리에서는 11위로 결승에 진출해, 10위로 대회를 끝냈다.
아티스틱 스위밍 혼성 듀엣 경기는 2015년 카잔 대회부터 세계선수권 정식 종목이 됐으며 한국은 이번 후쿠오카 대회에 처음 출전했다.
6월에야 세계선수권 출전이 확정돼 상대적으로 짧은 약 한 달 동안 집중 훈련을 한 변재준-김지혜는 예상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내며 주목받았다.
변재준이 ‘발라드의 황제’ 가수 변진섭의 아들이라는 점도 다시 화제를 모았다.
아쉽게도 아티스틱 스위밍 솔로와 혼성 듀엣은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이 아니다.
9월에 개막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듀엣과 단체전에 1개씩, 총 2개의 금메달이 걸렸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이리영과 허윤서는 10월 6일 듀엣 테크니컬, 7일 프리 연기를 해 ‘총점’으로 순위를 가린다.
한국 아티스틱 스위밍은 2010년 광저우 대회 듀엣에서 박현하-박현선이 동메달을 딴 뒤 두 개 대회(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이리영과 허윤서는 “아시안게임에서 꼭 한국 아티스틱 스위밍에 메달을 안기고 싶다”며 “두 달 정도 준비할 시간이 있다. 아시아권에서는 우리도 메달권에 근접해 있다. 남은 기간 열심히 준비해서 아시안게임 메달을 노리겠다”라고 당차게 말했다.
한국 다이빙 간판 우하람(25·국민체육진흥공단)과 김수지(25·울산광역시청)는 부상 후유증과 허리 통증 탓에 이번 대회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다이빙 삼형제의 둘째’ 김영택(21·제주도청)이 남자 10m 플랫폼 결승에 진출해 2024 파리 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확보하는 소득도 있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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