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위원회 결정…57년 만에 드러난 일제 흔적, 10월 이전·복원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서울 광화문 앞에서 약 57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일제강점기 전차 철로 일부가 박물관 야외전시장으로 옮겨진다.
30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문화재위원회 산하 매장문화재분과는 최근 회의를 열어 광화문광장 재조성 사업 부지에서 나온 철로 일부에 대한 보존 방안 변경안을 통과시켰다.
광화문 앞 전차 철로는 지난해 9월부터 광화문 월대(越臺, 月臺·궁궐의 중심 건물인 정전 등 주요 건물에 설치한 넓은 대)와 주변 지역을 발굴 조사하던 중 드러났다.
조사 결과, 이 철로는 1917년부터 1966년까지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철로는 월대의 동·서편에서 영문자 ‘와이(Y)’ 형으로 만나 세종로 방향으로 연결되는데, 학계에서는 일제가 월대와 주변 시설을 훼손하고 그 위에 깐 것으로 보고 있다.
문화재위원회는 올해 3월 철로의 일부 구간을 경기 의왕시 철도박물관으로 옮기되 “구체적인 사항을 전문가 조언을 받아 시행하라”고 결정한 바 있다.
해당 구간은 경복궁을 정면에서 바라봤을 때 왼쪽에 있는 약 250㎡ 구간의 철로다.
그러나 서울시가 세부 계획을 변경하면서 이번에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다시 거쳤다.
서울시 측은 당초 직선 구간을 연결해 복선 즉, 2개 선로 형태로 연출하려 했으나 기술적 문제와 노출 상황, 관람 동선 등을 고려해 단선으로 바꾸기로 했다.
서울시 측은 “궤도를 복선으로 복원할 경우, 내·외선 간격이 1m에서 0.6m로 축소되고, 관람 동선도 협소해 안전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며 변경 사유를 밝혔다.
이와 함께 당시 경성(지금의 서울) 시내를 오가던 전차 모형을 추가로 전시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확인된 전차 레일 142.85m, 철도 레일 67.65m는 옮겨둔 상황이다.
현재 레일에 묻은 이물질과 녹을 제거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며 9월 중 보존 처리가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철로 이전 및 복원 작업은 10월께 이뤄질 예정이다.
철로 일부 구간을 옮기더라도 광화문 월대 복원 공사는 그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철로가) 남아있는 흔적이 많지 않거나 상태가 좋지 않다”며 “이런 부분은 두고 그 위에 광화문 월대를 복원하는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복원 공사는 10월 마무리될 예정이다.
yes@yna.co.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