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혜수(52)는 26일 개봉한 영화 ‘밀수'(감독 류승완)에서 살기 위해 어떤 일이든 하는 해녀 춘자를 연기한다. 연기가 찰지다. 강한 생존 본능을 지녔지만, 의리 있고 멋진 인물이다. 타협은 없다. 그런데도 극에서 알록달록하게 빛난다. 특히 만나는 인물 간의 관계성이 핵심. 절친 진숙(염정아 분)과의 히스토리, 해녀들과의 연대가 돋보이지만 권상사를 연기한 조인성과의 장면도 인상적이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김혜수는 “조인성을 처음에 딱 보고 ‘투샷(한 화면에 두 명을 담은 구도) 어떻게 해’했다”고 첫 만남을 회상했다. 이어 “카메라 테스트 촬영을 하는데 인성씨를 보고 ‘와 진짜 큰일 났다. 멋지다. 아이고’ 했다”고 떠올렸다.
권상사는 사업가적인 면모와 악독한 기질로 밀수판을 접수한 전국구 밀수왕이다. 부산을 장악하고 전국구 밀수 일인자가 됐다. 부산항이 단속으로 인해 막히자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던 중 춘자를 만난다.
김혜수는 조인성과 현장에서 느낀 감정을 바탕으로 관계성을 만들었다. 김혜수는 권상사와 춘자가 서로 협력하고 이용하는 관계라고 바라봤다.
그는 “대본을 보면서는 예측하지 않았는데, 현장에서 리허설하면서 느낀 감정이 있었다. 우리도 모르는 미묘한 것들이 나올 수도 있겠다고 느꼈다. 춘자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뭐든지 했을 거다. 둘은 사랑인지 몰랐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혜수는 현장에서 조인성과 처음 연기 호흡을 맞추면서 그가 정말 좋은 배우임을 알았다고 했다.
그는 “연기를 할 때는 눈을 바라본다. 서로 눈을 보면서 대사와 감정을 주고받는다. 조인성의 눈을 딱 바라보는데 ‘와’ 했다. 굉장히 유한 분인데, 눈이 무섭더라. 정신을 번쩍 차릴 정도로 아주 서늘했다.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고 떠올렸다.
‘밀수’의 엔딩을 장식하는 에필로그 영상은 기분 좋게 극장을 나가도록 해준다. 춘자와 권상사의 못다 한 이야기에 웃음이 터지는 장면이다. 김해수는 “류승완 감독님이 촬영 중반쯤 관련 장면에 관해 이야기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장면 이야기를 듣고 아이디어가 반가웠다. 깔끔한 엔딩이지만, 뭔가 가볍고도 선물 같은 느낌을 받았다. 관객도 산뜻하게 극장 문을 나설 수 있지 않을까”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 26일 개봉한 ‘밀수’는 이틀 만에 누적 54만8782명을 모으며 순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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