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도 세계선수권 자유형 100m 최고 순위는 14위
지난해 11위 황선우, 올해는 9위
(서울·후쿠오카=연합뉴스) 하남직 이대호 기자 = 0.02초 차로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황선우(20·강원도청)는 남자 자유형 100m에서도 한국 수영 사상 세계선수권대회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황선우는 26일 일본 후쿠오카 마린메세 후쿠오카홀에서 열린 2023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100m 준결승에서 48초08에 터치패드를 찍었다.
1조 7레인에서 경기를 펼친 황선우는 조 6위, 전체 9위에 그쳐 8명이 나서는 결승행 티켓을 놓쳤다.
48초06으로 결승행 막차를 탄 8위 잭 알렉시(20·미국)와 황선우의 격차는 단 0.02초였다.
한국 최초로 롱코스(50m) 세계선수권 남자 자유형 100m 결승 무대에 오르겠다는 꿈은 0.02초 차로 무산됐다.
황선우는 “개인 시즌 최고인 47초79에 미치지 못한 48초대 기록이 나와서 아쉽다”면서 “아직 체력 관리를 완벽하게 하지는 못해서 조금은 부진한 기록이 나왔다”고 곱씹었다.
그러고나서 “이렇게 경험이 계속 쌓이고 나아가다 보면 더 좋아질 것”이라면서 “일단 작년 부다페스트 대회보다는 좋은 성적이라고 생각해서 9월에 개막하는 아시안게임까지 계속 기록을 단축해 나가는 방향으로 레이스를 하겠다”고 앞을 내다봤다.
자유형 200m에서 한국 수영 최초로 세계선수권 2회 연속 메달(2022년 부다페스트 2위, 2023년 후쿠오카 3위)을 획득한 황선우에게 자유형 100m 결승 진출 실패는 아쉬운 결과다.
하지만, 한국 수영 남자 자유형 100m 도전사를 돌아오면 ‘준결승 9위’도 의미 있는 성과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수영에 첫 메달을 안긴 ‘원조 마린보이’ 박태환도 자유형 100m에서는 결승 무대에 서지 못했다.
박태환은 2011년 상하이 세계선수권 남자 자유형 100m 예선에서 14위로 준결승에 진출하고, 준결승에서도 14위를 했다.
황선우가 등장하기 전까지, 한국 남자 자유형 100m 역대 최고 성적이었다.
박태환의 주 종목은 자유형 400m였고, 200m에서도 빛나는 이정표를 세웠다. 박태환은 자유형 400m에서 올림픽 금메달 1개(2008년 베이징)와 은메달 1개(2012년 런던), 세계선수권 금메달 2개(2007년 멜버른, 2011년 상하이)를 따냈다. 200m에서는 올림픽 은메달 2개(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와 세계선수권 동메달 1개(2007년 멜버른)를 수확했다.
황선우는 자유형 200m에서 세계 최정상급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자유형 100m에서는 아직 ‘도전자’다.
하지만, 이미 한국에서는 자유형 100m 역대 최고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황선우가 처음 세계 무대에 자신의 이름을 알린 건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자유형 100m였다.
당시 황선우는 자유형 100m 준결승에서 47초56의 당시 아시아 신기록과 세계주니어신기록을 세우고 한국 선수로는 처음이자 아시아 선수로도 1956년 멜버른 대회의 다니 아쓰시(일본) 이후 65년 만에 올림픽 이 종목에서 결승에 올랐다. 도쿄 올림픽 결승에서는 5위에 올랐다.
황선우는 지난해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자유형 100m에서는 예선에서 공동 17위를 해 준결승에도 나설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케일럽 드레슬(26·미국)이 준결승 경기를 두 시간 앞두고 기권해 급하게 준결승에 나섰다.
준결승에서는 11위를 했다.
올해는 예선에서 48초20으로 115명 중 공동 12위를 해 무난하게 준결승에 올랐고, 준결승에서는 9위로 지난해보다 2계단 올라섰다.
결과는 아쉬웠지만, 개인 기록에만 접근해도 자유형 100m 결승 진출이 가능하다는 걸 확인했다.
지난해의 행운과 올해의 도약이 겹쳐, 황선우는 한국 선수 중 최초로 자유형 100m에서 2회 연속 준결승에 진출하는 성과도 냈다.
자유형 100m는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선수들에게도 높은 벽이다.
세계선수권 남자 자유형 100m에서 메달을 딴 선수는 2015년 카잔 대회에서 우승한 닝쩌타오(중국), 단 한 명뿐이다.
이번 후쿠오카 대회에서는 판잔러(18·중국)가 이 종목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지난해 부다페스트에서 자유형 100m 4위를 한 판잔러는 이번 대회 준결승 3위로 2회 연속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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