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역 칼부림 사건’ 피해자 가족의 청원 글이 주목받고 있다.
23일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 등에 ‘신림동 피해자 가족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빠르게 확산했다. 작성자는 앞서 국민 동의 청원에 올라온 글을 첨부했다.
해당 글은 국회 국민 동의 청원 홈페이지에 ‘제 동생이 억울하게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신림역 칼부림 사건 가해자에 대한 엄격한 처벌 요청에 관한 청원’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왔다.
자신을 ‘신림역 칼부림 사건 고인의 사촌 형’이라고 밝힌 청원인 김 씨는 “글을 쓰는 이유는 제 동생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한 분이라도 더 관심을 가져 주시기 바라는 마음과 가해자에 대한 엄정한 처벌이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동생은 일면식 없는 사람에게 수차례 칼에 찔렸으며 CPR 조차 받지 못하고 만 22살의 나이에 하늘의 별이 됐다”고 전했다.
김 씨에 따르면 피해자는 당시 신림에 원룸을 구하기 위해 부동산을 방문했다가 변을 당했다. 사건 당시 사촌 동생의 전화를 받고 사고 소식을 접했다는 김 씨는 “고인 생활 반경이 신림이 아니기에 사실을 믿지 못한 저는 직접 시신을 확인했다”며 “얼굴부터 발끝까지 온몸에 남겨진 칼자국과 상처를 보고 마음이 무너졌다”고 털어놨다.
고인의 가정사도 전해졌다. 김 씨는 고인에 대해 “정말 착하고 어른스러웠다”고 회상하며 “고인의 어머니는 암 투병 끝에 가족의 곁을 먼저 떠났다. 고인의 아버지는 일 때문에 외국에 나갔고 남겨진 가족은 동생 뿐이었다. 아버지 사업이 어렵게 되자 대학 입학 때부터 과외를 하며 학비와 생활비를 벌었고 최근에는 알바까지 하며 동생을 챙겼다. 신림에 간 이유도 생활비를 덜기 위해서 저렴한 원룸을 알아보기 위해 부동산에 간 것”이라고 전했다.
또 김 씨는 “19년도에 고인은 피가 지혈되지 않는 질환으로 크게 아팠다”고 밝히며 “살기 위해 운동을 시작했다. 사건 발생 불과 며칠 전 목표였던 바디프로필도 찍은 후 멋진 모습으로 고향에 내려가 어머니 빈소를 찾았다”며 “유일한 버팀목이었던 형마저 잃은 고인의 어린 동생은 부모님도 없이 홀로 형을 떠나보냈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김 씨는 “고인의 동생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며 피의자를 절대 세상 밖으로 내보내지 말아 달라 한다”며 “고인은 마지막까지 제발 살려달라며 애원했다고 한다. 얼마나 큰 고통 속에 외롭고 무섭게 죽어갔을까 싶다”고 비통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피의자는 남들도 불행하길 원해서 살인을 저질렀다며 반성하고 있다고 말한다. 유족들은 갱생을 가장한 피의자가 반성하지도 않는 반성문을 쓰며 감형을 받고 또 사회에 나올까 봐 두려움에 떨고 있다. 이미 다수 범죄 전력이 있는 33살 피의자에게 교화되고 개선될 여지가 있다며 기회를 또 주지 않도록 여러분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끝으로 “악마 같은 피의자는 착하고 불쌍한 제 동생을 처음 눈에 띄었다는 이유로 무참히 죽였다. 유족들은 살인으로 가족을 잃은 만큼의 죄를 묻고 싶지만 그런 형벌조차 없는 현실이 더 화가 난다”며 “이 사건이 한낱 흘러가는 단순 묻지마 사건으로 묻히지 않도록, 가장 엄중한 벌인 사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다시는 저런 악마가 사회에 나오지 않도록 국민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는 말로 글을 마쳤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소준섭 당직판사는 23일 오후 신림동 흉기 난동(칼부림) 사건 피의자 조 (33)씨에 대해 도망 염려 등의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조 씨는 지난 21일 오후 2시 7분쯤 서울 관악구 신림동 상가 골목에서 흉기를 휘둘러 20대 남성 1명을 살해하고 30대 남성 3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조 씨는 전과 3범에 소년부 송치 전력 14건 등 전과와 수사 경력 자료가 총 17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직업은 없으며 피해자 4명과는 일면식이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조 씨가 반사회적 성향을 보이는 만큼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와 계획 범행 여부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할 방침이다.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만큼 피의자 신상 공개 대상에 해당하는지 요건도 따져 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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