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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면식도 없지만 미안하다”…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추모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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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구 신림동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으로 숨진 20대 남성을 추모하는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시민들은 대낮에 벌어진 참담한 사건에 충격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24일 오전 7시께 신림역 4번 출구 인근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서는 바쁜 출근길 와중에도 시민들이 잠시 멈춰 1~2분가량 묵념을 했다. 흰 국화를 직접 가져와 바닥에 놓고 묵념을 하고, 눈시울을 붉히는 사람들도 있었다. 바닥에는 고인에게 올리는 국화, 술, 음료, 음식, 우산이 가득했다. 벽면에는 ‘좋은 곳에서 편히 쉬세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일면식도 없지만 미안하다’, ‘안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등 문구가 적힌 포스트잇이 100여개가 붙었다.

회사원 이승호씨(30)는 “출근길 버스에서 내려 매일 지나다니는 곳인데 내가 당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사건 영상을 봤는데 운이 좋게 도망가는 것 말고는 순간적으로 절대 대응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영준씨(24)는 “이번 사건을 접하면서 참으로 속상하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어이가 없어서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피의자 조모씨(33)는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로 23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소준섭 판사는 조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하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조씨는 이날 영장심사 출석을 위해 경찰서를 나서면서 취재진에게 “너무 힘들어서 저질렀다”며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정 앞에서는 “예전부터 너무 안 좋은 상황이었던 것 같다. 제가 너무 잘못한 일”이라며 “저는 그냥 쓸모없는 사람이다.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조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동기에 대해 “나는 불행하게 사는데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고 분노에 가득 차 범행을 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범행 장소에 대해서는 “이전에 친구들과 술을 마시러 몇 번 방문한 적이 있어 사람이 많은 곳이라는 것을 알기에 정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씨를 상대로 사이코패스 진단검사를 하는 등 자세한 범행 경위, 배경, 범행 이전 행적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또한 특정강력범죄법에 따라 이번 주 신상공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조씨는 별다른 직업이 없으며, 폭행 등 전과 3범에 법원 소년부로 14차례 송치된 전력이 있다.

조씨는 지난 21일 오후 2시7분께 신림역 인근 상가 골목 초입에서 20대 남성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찌른 뒤 골목 안쪽으로 이동해 30대 남성 3명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20대 남성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부상자 3명 중 1명은 퇴원해 통원 치료 중이고, 나머지 2명은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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