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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 정부, 英밴드 ‘동성애 규제’ 비난에 음악 페스티벌 취소

연합뉴스 조회수  

‘더 1975’ 보컬, 동성 멤버와 키스…공보장관 “법 위반시 타협 없어”

영국 런던에서 공연중인 밴드 '더 1975'
영국 런던에서 공연중인 밴드 ‘더 1975’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말레이시아에서 개최된 음악 페스티벌에 참가한 영국 유명 밴드 ‘더 1975′(The 1975)가 현지 정부의 동성애 규제를 비난하고 남성 멤버끼리 키스를 하는 등 논란을 일으켜 공연 일정이 모두 취소됐다.

2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날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굿 바이브스'(Good Vibes) 음악 페스티벌에 나온 이 밴드의 남성 보컬인 매티 힐리는 무대에서 말레이시아 정부의 동성애 규제를 욕설을 섞어가면서 강하게 비난했다.

이어 같은 남성인 베이시스트인 로스 맥도널드와 키스를 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에 따르면 힐리는 공연 도중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이곳에 왔지만 우리는 잘못된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방금 쿠알라룸푸르에서 공연이 금지됐으며 나중에 팬들을 만나겠다”고 덧붙인 뒤 무대를 떠났다.

국민의 대다수가 이슬람 교도인 말레이시아는 동성애를 범죄로 간주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다음날 사흘간 진행될 예정인 페스티벌 일정을 전격 취소했다.

또 향후 국내에서 이 밴드의 공연을 불허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파흐미 파드질 공보장관은 “말레이시아 법을 위반하고 폄하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타협은 없다”면서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지만 현지 문화의 가치와 전통을 훼손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앞서 힐리는 2019년 법으로 동성애를 금지한 아랍에미리트(UAE) 공연 도중 남성 팬과 키스를 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같은 해 9월에는 내한 공연을 와서 태극기를 밟고 찍은 사진을 SNS에 게재해 비난을 사기도 했다.

당시 그는 대기실 테이블 위에 놓인 태극기에 검은 부츠를 신은 왼발을 올리고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찍어서 올렸다.

bumsoo@yna.co.kr

연합뉴스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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